경찰, 시위대 향해 공기총 무차별 난사 중
침사추이 가게 90% 문 닫아…지하철·다리도 모두 폐쇄


(홍콩=뉴스1) 한상희 기자 =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25주째를 맞은 18일 홍콩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다. 홍콩의 반 정부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랄 수 있는 홍콩 이공대(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 이날 새벽 경찰이 실탄 3발을 쏘며 진입을 개시했고, 캠퍼스 인근 번화가에선 무장경찰이 시위에서 이탈하는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고 있다.
오후 1시25분(현지시간) 현재 경찰은 전날 밤 "이제 그만 학교에서 나오라"는 이공대 총장의 호소에 단체로 밖으로 나온 시위대를 향해 공기총을 무차별 난사하고 있다.
앞서 아침 7시쯤엔 학교 정문 계단에선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밀고 들어오는 경찰에 맞서 학생 시위대가 가스통을 마구 던지면서다. 시위대는 수십통의 가스통을 던져 불을 냈고 경찰이 살수차로 이를 진화하면 또다시 가스통을 던져 불을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밖에도 캠퍼스 안은 수천통의 화염병과 가스통이 던져진 탓에 크고 작은 불길로 가득한 상태다. 언제 건물 전체가 폭발해도 이상할 것 없다. 최루탄은 수분에 한 번 꼴로 터졌다.
학교 내 모든 건물은 경찰과 중국 정부, 캐리 람 행정장관을 비난하는 낙서로 가득하다. 도로는 시위대가 망치로 파내 모두 부서져 있다. 다만 자원봉사자들이 기부한 옷·음식·휴지·물 등이 풍부해 시위대가 쓰는 생필품에는 아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시위대 전원을 체포한다'는 소식이 돌자 홍콩 이공대 내에선 밤새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경찰에 화염병과 사제 투석기로 벽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전날 오후에 쏜 불화살이 경찰의 종아리에 맞는 상황이 발생했다. 저녁엔 경찰 장갑차 한 대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타기도 했다.
새벽 5시반쯤엔 교대로 정문을 지키며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의 진압 작전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이를 막고자 뛰쳐나왔다. 검은 옷·검은 모자·검은 바지에 방독면·고글을 쓴 이들의 한 손엔 쇠파이프와 곤봉, 망치를 다른 쪽엔 화염병이 들려 있었다. 중간중간 경찰과의 몸싸움에 대비해 곤봉을 휘두르거나 칼싸움을 연습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기자실로 사용되던 곳은 응급실로 바뀌었다. 응급실엔 머리에 피를 흘리거나 온몸에 최루액을 맞아 새파랗게 질린 채 벌벌 떠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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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위자는 "무섭다. 구제불능이다"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까지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22세 시위 참가자는 "경찰의 총이 무섭다"면서도 "차이나치(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와 경찰의 야만성에 분노한다"고 했다. 한 30대 시위자는 "나는 외부인이다. 시위대를 돕기 위해 왔다"면서 "내겐 직장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시위대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들의 마지막 말은 모두 같았다. "꼭 경찰을 조심해라. 방독면을 써라"였다.
학교 밖에선 수천명의 주민과 다른 시위대들이 대학 주변의 여러 구역으로 몰려들어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전투경찰선을 뚫으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 했다. 전날 천주교 주교와 홍콩 입법회 야당 의원 7명도 왔지만 결국 무장경찰을 뚫지 못했다.
학교를 봉쇄한 십여명의 경찰은 학교 밖을 빠져 나가려는 취재팀에게 "홍콩 경찰은 당신을 해치지 않습니다"라고 안심시켰다. 이어 "그들(시위대)은 진짜 미쳤어요. 절대 가까이 가지 마세요"라고 했다. 패닉에 빠진 표정에 "이미 그들을 봤군요. 화염병들…. 부디 침착해요"라고 여러 차례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당신이 기자임을 증명해보라"며 가방 안 양말까지 거꾸로 펴서 뒤졌다. 다행히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는데 갖고 있던 여권엔 중국 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중국 당국의 낙인이 찍힌 도장을 한참을 바라보다 "이번만 당신을 믿겠습니다. 가세요"라고 했다. 그래도 한국 기자에겐 호의적이었다.
걸어서 수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 그리고 몽콕의 가게 90%는 모두 문을 닫았다. 이 인근은 시위대 3~4명이 도로 위에 막대기와 벽돌을 깔고 차량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모든 교차로에는 무장 경찰 십수명이 실탄이 장착된 총을 들고 서 있다.
시위가 격화된 전날 저녁부터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연결하는 크로스하버도 모두 폐쇄됐다. 시위대는 지난주부터 이 터널 요금소에 화염병을 던지며 터널을 봉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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