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로·달러 환율 0.99달러선도 깨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유로화 가치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7% 하락한 1유로당 0.98달러를 기록, 유로화 가치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유로화 가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달러 강세에 최근 계속해서 약세를 보였고, 최근 '패리티'(1유로=1달러)가 무너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유럽행 가스공급 '완전' 중단 소식이 유로화 가치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은 지난 3일 독일 등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에 이용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재가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스프롬은 예정된 재가동 시간 7시간 전 가스관 내 기름 유출을 이유로 돌연 재가동 시기를 연기했다. 가스프롬은 "가스관 점검 중 터빈 주변에서 기름 유출이 발견됐다.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가스프롬의 재가동 시기 연기가 주요국(G7)의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 도입 합의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지적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의 로드리고 캐트릴 통화전략가는 "(유럽에) 가스가 없다는 것은 매파적인 유럽중앙은행(ECB)과 (경제) 성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이 유럽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여 ECB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촉발할 것이고, 이는 유럽 경제성장에 충격을 줄 거란 우려를 키워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통화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강해 금리인상 전망이 유로화 가치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유럽의 물가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에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과 7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8.6%, 8.9%였다. 지난 8월에는 9%를 넘어선 9.1%로, 1997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에 ECB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거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ECB는 올해 7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지난 7월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ECB의 차기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8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