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쉽게 받아들여지고 널리 통용되며 열렬히 원하는 통화다. 또한 달러는 미국에게 국제문제에 대한 막강한 힘을 부여하기 때문에 욕을 먹기도 한다.
미국은 제재를 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등 경쟁국에 대해 달러를 무기처럼 휘두르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조차도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미국 정책의 변동에 노출되어 있다고 불평한다.
따라서 미국의 라이벌과 동맹국 모두 달러의 지배를 끝내기를 원한다. 그들은 자국 통화를 포함한 대안을 장려하기 위해 열심이다. 그리고 미국은 이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거인이 아니다. 공공 부채는 막대할 뿐만 아니라 증가하고 있으며, 워싱턴의 정책결정은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다. 채무불이행의 지속적인 위험성은 미국 국채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약화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미국의 민주적 제도를 무너뜨린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법치주의, 독립적인 연방준비제도, 견제와 균형 시스템 등 달러 강세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을 약화시켰다는 점이다.
따라서 달러가 빠르게 힘을 잃고 있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달러 약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흐름들은 대부분 미국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도, 이런 흐름들로 인해 오히려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은 강화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규모와 역동성이 다른 주요 경제에 비해 크기 때문에 달러가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미국의 제도가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하는 등 다른 나라의 제도는 더 나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 및 지정학적 혼란은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심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투자자들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통화인 달러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금융 시장은 다른 나라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달러 자산을 더 쉽고 저렴하게 사고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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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세계경제 및 지정학적 힘의 변화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그러나 달러가 어느 정도 입지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와 다른 경쟁국과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과 인도는 주요 경제 강국이 되었지만, 그들의 통화는 자국 밖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의 글로벌 위계질서가 변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의 대부분은 경쟁 통화들을 약화시켜 달러의 상대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세계경제나 국제정세의 혼란은 미국의 정책 실수로 인해 촉발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도 대안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를 강화할 뿐이다. 당분간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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