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미국과 이란 간 확전 우려에 국제유가가 5주여 만에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가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뛰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도 커진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9월물 선물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9분 현재 전일 대비 2.96% 오른 배럴당 90.71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넘은 건 6월11일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서만 24%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9월물 선물도 2.19% 오른 배럴당 83.57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국과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MOU)를 사실상 파기하며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후 7시(한국시간 20일 오전 8시)부터 이란을 상대로 9일째 공습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잇따른 충돌에 미군 전사자도 늘어났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앞서 이란이 투입한 드론의 불발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한 뒤 전사한 미군은 3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중동으로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 전력을 추가 파견하는 등 확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확전 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은 물론 예멘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 항로까지 차단할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시장의 자체 수급 여건은 이미 악화된 상태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전쟁 이후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출되면서 현재 3억1650만배럴로 감소했다. 전쟁 이전보다 23% 줄어든 규모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러시아는 지난 6일 경유(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유가 상승으로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에 근접했으며, 디젤 평균 가격은 5달러를 넘어섰다. 마켓워치는 디젤이 상용트럭과 농기계 등 물류·운송의 핵심 연료일 뿐 아니라 농산물을 신선하게 운송하는 콜드체인(저온 유통망)의 발전기와 냉동·냉장 설비를 가동하는 데도 필수적이라며 디젤 가격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주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JP모간의 브루스 캐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기본 전망은 내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예상보다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