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저항선' 155엔 돌파
"엔화 자체 상승 동력 얻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엔화가 놓여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외환보유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43억3000만 달러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출기업들의 경상대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2026.09.03.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814580520561_1.jpg)
엔화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면서 8일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2.89엔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미·일 엔화 공동개입에도 넘지 못했던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5엔을 돌파한 셈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엔화가 장중 달러당 152엔대를 찍은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7월 미국과 일본이 엔화 공동개입에 나선 후 달러당 엔화가 155엔대로 떨어졌지만 8월 말 다시 160엔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9월 들어 다시 강세를 보이며(환율 하락) 이날 152엔대에 진입했다.
엔화 강세 배경에는 일본중앙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조와 미·일 당국의 엔저 억제 의지가 꼽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이 엔화 약세를 저지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 투자자들은 매도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7월 말까지만 해도 저금리 엔화를 팔아 다른 고금리 통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하면서 엔 매도세가 확대됐다. 최근에는 이 양상이 뒤집혀 엔 매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지선 돌파로 이미 엔화 강세로 돌아선 흐름이 자체적인 동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말 사이 엔화 중심으로 글로벌 환 계약 거래가 몰린 데 이어 이날 엔화 가치 상승세에 대규모 손절매 주문이 발생했다. 유로화,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 대비 엔화 매도 포지션 청산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1년 만기 엔화 선물 거래량도 급등했다. 일본의 연금재정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자국 내 채권 투자를 확대한 것도 엔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
엔/달러 환율이 올해 1월 기록했던 이전 저점인 152.10엔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1월 달러·엔 환율에 대한 레이트 체크를 실시하면서 엔화가치가 급등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의 개입 전 단계 조치로 구두개입보다 강한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이후 7월에는 양국의 엔화 매수 협의가 이뤄졌다.
로드리고 카트릴 호주국립은행(NAB)의 전략가는 "밤사이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렸다"며 "엔/달러 환율은 이전 저점인 152.27과 152.10 부근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엔화는 이달 들어 거의 4% 상승하며 주요 10개국 통화 중에 가장 가파른 가치 상승을 보였다. 이에 엔화 가치는 달러를 비롯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엔화는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화 대비 모두 3% 이상 상승했다.
다만 구조적인 엔 매도 압력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사카이 모토나리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마켓 영업과 과장은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역수지 기준으로 무역 적자가 되기 쉽다"며 "해외 증권 투자 등 수급 측면에서 엔 매도로 기울기 쉬운 환경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BOJ의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도 양날의 검이다. 올해 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까지 떨어지면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가 진정되고 인플레이션 둔화로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면 다시 엔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