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토 매입' 긴장 일단락…美·덴마크·그린란드 안보협정 서명

트럼프 '영토 매입' 긴장 일단락…美·덴마크·그린란드 안보협정 서명

정혜인 기자
2026.09.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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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그린란드 의회 승인 후 공식 발효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22일(현지시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을 강화하는 3차 안보 협정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뉴스1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22일(현지시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을 강화하는 3차 안보 협정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덴마크·덴마크령 그린란드가 22일(현지시간)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 강화를 골자로 한 3자 안보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이번 협정 체결로 그린란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토 야욕으로 촉발됐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내 안보 긴장이 일단락됐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별도로 개최된 서명식에서 3자 안보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덴마크, 그린란드 의회의 승인을 거쳐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이번 협정 체결로 (미국·덴마크·그린란드는) 장기적이고 환상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번 협정으로 덴마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됐다"며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던 만큼, 이번 협정이 그린란드에 더 많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며 협정 체결을 반겼다. 닐센 총리는 "이번 협정은 우리가 스스로의 책임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win-win-win)'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새로운 합의가 집단 안보를 강화할 것이다. 북극과 북대서양 지역의 안보 강화는 유럽과 북미 모두에 필수적"이라며 협정 체결을 환영했다.

그린란드에 설치된 미국의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 /로이터=뉴스1
그린란드에 설치된 미국의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 /로이터=뉴스1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 '미군 주둔 확대'로 타협

미국, 덴마크, 그린란드가 서명한 3자 안보 협정은 기존 1951년 방위협정을 개정해 그린란드 내 미군 배치를 대폭 확대하고 그린란드의 주권과 자결권은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51년에 맺은 방위협정은 동서 냉전 시기 미국이 그린란드에 원하는 만큼 파병할 수 있다는 내용의 미·덴마크 그린란드 방위 협정이다.

협정에 따라 미군은 기존 피투피크 우주기지에 더해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의 옛 군사기지를 재가동하고, 동부 메스터스비그에 신규 군사시설을 설치한다.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돔' 구축도 가능해진다. 또 비(非)나토 국가의 그린란드 내 군사시설 설치를 막고, 핵심 인프라·자원개발 등 민감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제한한다. 이는 나토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번 협정에 대해 "미국의 어떠한 적대 세력도 앞으로 그린란드에 군사적 주둔 기반을 마련하거나 우리의 명시적 서면 승인 없이 그곳에 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기 취임 이후 줄곧 '중국·러시아 견제'를 이유로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협정 체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편입 압박으로 악화했던 미국과 그린란드 관계가 개선되고 나토 안보 긴장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코펜하겐대의 미켈 베드뷔 라스무센 정치학 교수는 "위기는 일단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이 원할 경우 이 협정을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닐센 총리도 "이제 미국과 상호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며 협정 체결 이외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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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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