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에 구멍 뚫어 출산율 높이자"…홍콩 부동산 재벌의 황당 주장

"콘돔에 구멍 뚫어 출산율 높이자"…홍콩 부동산 재벌의 황당 주장

이재윤 기자
2026.10.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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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부동산 재벌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량 콘돔을 일정 비율로 유통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의 부동산 재벌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량 콘돔을 일정 비율로 유통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의 한 부동산 재벌이 출산율을 높이려면 시중에 판매되는 콘돔의 일정 비율을 불량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홍콩 부동산 기업 중위안그룹(中原集團)의 창업자 스융칭(施永青) 회장은 지난 9일 자신이 창간한 매체 'am730'에 '콘돔의 등장이 출산율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부동산 중개 사업으로 성공한 스 회장은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스 회장은 칼럼에서 "출산율이 떨어진 것은 사람들이 성관계를 덜 하기 때문이 아니라 피임 기술이 발달하면서 저렴하고 쉽게 임신을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콘돔 제조업체가 시장에 출시하는 제품 중 일정 비율을 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품으로 만들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량 콘돔은 정액이 새어 나와 여성을 임신하게 할 수 있다"며 "정부가 불량품 생산 비율을 조절하면 해당 지역의 출산율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임이 자연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펼쳤다. 스 회장은 "성관계의 목적은 번식인데 현대인은 쾌락이라는 보상만 누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콘돔이 발명된 뒤 사람들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성관계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 회장은 이러한 방식이 개인의 출산 결정권을 침해하고 사회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출산율 하락이 심화하면 인류가 극단적인 대책까지 검토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콩 누리꾼들은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콘돔 때문이 아니라 높은 집값 때문", "높은 집값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콘돔"이라며 반박했다.

특히 스 회장이 부동산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피임이 아닌 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스 회장은 지난 13일 후속 칼럼에서 자신의 제안이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사람들이 이 문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려는 의도였다"며 콘돔의 기능을 일부 떨어뜨리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스 회장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피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1년에도 자녀를 2명 낳은 사람에게만 피임 제품을 사용할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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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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