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메디슨 분쟁..'토고'스럽다

[기자수첩]메디슨 분쟁..'토고'스럽다

전필수 기자
2006.06.16 10:44

지난 13일 밤, 수백만명의 인파가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외칠때 아프리카의 최빈국 토고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갔다.

첫골을 넣고도 후반 역전패한 토고는 사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할 준비가 안돼 있었다. 본선 진출에 따른 보너스를 놓고 정부와 선수단간 갈등이 증폭돼 감독이 일시 사퇴를 하는가 하면, 팀을 대표하는 선수는 경기 보이코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메디슨이 법정관리 탈피 1주일만에 내분에 휩싸였다. 법정관리 기간중 회사 회생에 앞장섰던 우리사주조합측과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회사회생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칸서스사모투자조합이 임원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우리사주조합측은 칸서스측이 당초 약속과 달리 경영권 장악의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난하고 있다. 칸서스측이 임명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재무분야뿐 아니라 인사 기획 전략 등의 업무까지 수행하고, 같은 수를 임명하기로 한 이사수도 2:1로 균형 맞지 않다는 것.

칸서스측에 비해 열세인 지분을 만회하기 위해 강원지역민들에게 메디슨 주식갖기 운동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칸서스측은 CFO의 업무범위는 올초 합의한 사항이고, 임원수도 법정관리시절 공동대표였던 두 사람을 그대로 대표이사로 선임, 칸서스와 우리사주조합의 임원수가 각각 2명으로 같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영권 장악을 위한 약속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칸서스측 관계자는 "일부 임직원들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게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분쟁책임을 우리사주조합측에 돌렸다.

한때 국내 벤처기업을 대표했던 메디슨은 지난 2001년 1월 부도를 내고 관리종목으로 편입됐다. 당시 채무액만 3500억원에 달했다. 거의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4년만에 극적으로 회생, 벤처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다시 불과 1주일만에 경영권 분쟁이라는 내홍에 휩싸이고 말았다.

지금 메디슨의 모습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하며 국민들에게 한껏 희망을 심어 주다가 막상 본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을 일으킨 토고 대표팀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