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하나로텔레콤의 주문형비디오(VOD) '하나TV'를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업계에선 이미 2년 전에 상용화된 KT의 VOD '홈엔'에는 아무 소리 없더니 "이제 와서 왜?"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하나TV는 하루 1500명의 가입자가 몰리는 등 영향력이 커져 문제가 된다"며 "홈엔은 가입자가 몇 안돼 사회적 영향이 적어 '방송매체'로 규제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같은 서비스라도 보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따라 사회적 영향력을 판단하고 이에 맞춰 규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방송위가 TV포털에 대한 규제 입장을 꺼내는 데서 가장 큰 문제는 여기 있다. 방송규제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방송을 보는 단말기가 TV인지 PC인지에 따라 방송영역을 구분하는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네트워크가 방송망인지 통신망인지에 따라 규제를 결정하는지, 이도 저도 아니면 시청자수가 어느 정도 돼야 사회적 영향력을 가늠하게 되는지 도통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규제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규제의 기준과 범위, 제재 수준을 사전에 고시하고 규제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TV포털 규제가 여론에서 질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규제의 예측성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면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방송프로그램을 편안히 시청할 수 있는 기회마저 잃는다. 기업 역시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여기에 셋톱박스를 공급하려던 중소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로 피해를 당할 수 있다.
TV포털 규제가 '규제를 위한 규제'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막강한 규제권한을 쥔 방송위원회가 큰 틀에서 규제의 틀을 재정비해서 산업을 발전시키고 서비스를 향상시켜 소비자 편익과 공익을 도모해야 하는 책임을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