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서정진 셀트리온 사장
"미국 시가총액 상위 30개사를 보면 절반가량이 제약회사입니다. 우리 제약사들은 중소형주에 불과합니다. 제약은 원래 큰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손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시장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바이오테크 기업이 향후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사장은 3일 "BT(생명공학기술)은 우리가 꼭 해야할 사업"이라며 "1인당 경상이익을 몇억원씩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여기서 도태된다면 우리나라에 재앙과도 같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세계가 감탄할만한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바이오 공간을 제공하지 못함으로서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 사장은 바이오투자와 관련, "BT라고 해서 다른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음료수나 빵공장처럼 제품의 경쟁력, 차별성, 수익성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권했다. 그는 "BT나 IT(정보기술)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프리미엄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에 진단해주신다면.
▶한마디로 혼란,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황우석 사태'를 치르고도 달라진 게 없어요. 황우석 사태의 본질은 국가 검증시스템이 잘못돼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는데요. 한 개인의 해프닝으로 끝내고 말았습니다. 전세계를 상대로 망신을 당했는데도 시스템은 그대로 입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정부는 룰을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직접 시장에 플레이어로 나서려고 합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정책을 펴는데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황우석 사태가 난 겁니다. 공무원은 정책 전문가입니다. 자문을 받기 전에 연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위치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교수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분들입니다. 자기분야를 메인으로 생각하고 연구에 몰두하는 분들이죠. 교수는 학교로 돌아가야 하고, 전문가들은 자신의 장단점을 얘기해야 합니다. 바이오업체들도 자기의 성적표를 스스로 공개해야 합니다. 정말 국제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느정도 수준인지,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면 확률은 어느정도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문제점은 지적해주신다면.
▶현재 존재하는 시장에 매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전자 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미래의 의약분야에 너무 치중해 있습니다. 이들 분야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수없이 많은 분야입니다. 언제쯤 상품화 될 수 있을지 모르는 분야인 것이죠.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임상과정에서 갑자기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현재 열려있는 신약시장, 즉 단백질신약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단백질의약 시장은 지난 2004년 이미 500억달러를 넘어섰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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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얘긴가요.
▶의미가 좀 다른데요. 이미 형성된 시장 쪽은 전무하고 미래산업만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땅에 발을 딪지 않고 서 있는 꼴이죠. 셀트리온은 세계적인 바이오테크기업인 제넨텍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넨텍은 '임상-생산' 중심의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중심으로 리서치회사들이 모여들고, 주변대학이 생명과학 분야에 전문화하고, 병원이 임상병원으로 가고, 바이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모여들면서 바이오밸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을 키울려고 혈안이 돼있는 싱가폴이나 아일랜드 정부가 생산회사를 유치하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겁니다.
-국내에도 바이오클러스터가 많이 있는데요.
▶아마 바이오클러스터가 없는 지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간판만 바이오단지라고 하면 바이오단지가 되는게 아닙니다. 바이오클러스터는 만드는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죠.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는게 첫번째 모순입니다.

-셀트리온은 단순 위탁생산업체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을 잘못 이해한데서 오는 오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바이오테크 회사가 바이오테크로 인정받지 못하고, 바이오테크 회사가 아닌 곳이 바이오테크 회사로 인정받는 일이 있습니다. 국내에 바이오신약 분야에서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가 있습니까. 셀트리온은 내년부터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에 단백질신약을 공급합니다. 2010년이 되면 매출액 1조원에 경상이익 4000억원을 내는 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 4000억원은 이미 결정됐고, 나머지 6000억원은 나스닥 상장전에 확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자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세계 바이오테크 회사중 20~30위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상장을 추진한다고 들었는데요.
▶곧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상장요건은 갖추고 있으며 내년 3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스닥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장요건에 맞지 않는답니다. 예비심사자료 한번 제출해보지 못하고 거절당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불협화음을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이 방향이 옳은 방향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오기업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선진시장에서 평가를 받은후 국내시장에 상장하는 게 맞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하니 이번주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방문하겠다고 하더군요.
- BMS와의 11만리터 단백질신약 공급계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화학약품과 달리 단백질신약은 생산하는데 고도의 기술을 요구합니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정제애 생산하기 때문에 첨단공학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제넨텍의 기술을 이전받았습니다. 1만리터 이상 배양기술은 현재 제넨텍, 암젠, 베링어잉겔하임, 론자 등 세계적인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BMS와의 계약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며, 이는 단백질 신약 생산에 있어서 한국이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보면 됩니다.
-끝으로 바이오 투자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죠.
▶바이오산업은 확률산업입니다. 후보물질이 발견되면 1만분의1의 성공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전임상 통과하면 5%, 1상 10%, 2상 25%, 3상 70%의 확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파이프라인을 갖는 겁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리서치단계에 있는 회사에는 민간에서 펀딩을 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돈을 댑니다. 이런면에서 볼때 우리는 초기단계부터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가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면 등을 돌리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향후에 바이오테크 산업이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적에 근거를 투자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바이오라고 해서 무작정 프리미엄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