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상업이 공존하는 쌈지

문화예술과 상업이 공존하는 쌈지

김경환 기자
2006.09.07 11:45

[쿨머니 피플]<3-2>

"지금껏 문화를 테마로 마케팅하고 디자인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실체를 바탕으로 장사를 하는 게 할일 입니다.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이 바로 '쌈지길' '딸기가 좋아'라고 볼 수 있죠. 본격적으로 문화와 관련된 제품들들 갖고 해외에 나갈 계획입니다."

문화마케팅을 비영리에 한정하지 않고 앞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데 적극 적용하겠다는 쌈지 천호균 대표의 말이다. 이 말처럼 그동안 쌈지가 쌓아온 문화 잠재력은 대단하다. 이를 어떻게 수익이 나도록 현실적으로 가공하느냐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쌈지의 문화 저력을 보면서 실현 가능성에 더 큰 무게가 실렸다.

쌈지는 독특한 문화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예술이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쌈지의 신념은 왜 문화 마케팅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쌈지는 가방, 구두, 액세서리, 선글라스, 시계 등 신상품을 선보이는 패션쇼에도 영상, 페인팅, 실험무용을 포함하는 퍼포먼스를 도입, 쌈지 브랜드에 예술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히려 노력해왔다.

쌈지가 지향하는 예술적 이미지는 권위와 전통의 옷을 껴입고 미술관에 자리잡고 있는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 식의 예술이 아니다. 대신 대중에게로 한 걸음 내려온 '가볍고 가까운' 예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쌈지는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문화 공간을 제공하고 젊은 예술인들에게는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쌈지 문화마케팅을 이야기할 때 경기도 파주 헤이리 아트벨리에 위치한 '쌈지미술창고'와 '딸기가 좋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쌈지미술창고는 쌈지가 모은 예술작품인 쌈지콜렉션을 보관·전시하기 위해 지은 창고형의 대안적 미술공간으로 대표적인 국내 문화공간으로 손꼽힌다.

이 공간은 쌈지의 아트프로젝트를 위한 전시작품과 함께 쌈지스튜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기증받은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쌈지미술창고는 그 동안 쌈지가 지원한 예술적인 활동들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쌈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이제는 미술계에서 두각을 보이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전시장, 작품과 전시의 경계가 무너지고 전시회 자체가 사이트 설치 미술이 되는 이 미술창고에는 대형마트의 내부처럼 포장된 상자와 펼쳐진 작품이 혼재해있으며 창고속의 관객들은 숨겨진 것을 훔쳐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쌈지미술창고'와 함께 위치한 '딸기가 좋아'는 상업적인 공간이면서도 건축계에서 갈채를 받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건축상 'P/A 어워드'에서 입선했고 올 가을 베니스건축 비엔날레에도 초청받았다.

'딸기가 좋아'는 쌈지의 캐릭터 브랜드 '딸기'의 이야기를 담은 600평 규모의 흥미진진한 참여공간이다. 복도는 곳곳에서 휘어지며 새로운 공간을 만나고 경사로와 나선형 계단이 전시관으로 이어진다. 외부에서 바로 경사면을 타고 잔디가 깔린 3층 옥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사우나실처럼 꾸민 휴식공간, 풍선껌처럼 달콤한 색깔로 칠한 벽, 만화이미지로 도배한 복도, 다양한 전시장까지 곳곳을 누비고 싶은 탐험 욕구를 자극한다. 공간과 제품 그리고 캐릭터를 이용한 디자인이 모여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또 2004년 12월 오픈한 인사동 '쌈지길'도 있다. 가게를 구경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맨 꼭대기층에 이르는 건물이자 하나의 길이다. 건물이지만 인사동 골목길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업공간이지만 새로운 실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쌈지에게 예술은 사회문화의 변화를 읽기 위한 텍스트며, 상품 디자인에 영감을 제공해주는 원천이다. 그리고 예술 그 자체로 하나의 상품이다. 쌈지는 예술에서 상품 디자인과 조직 문화까지 모든 것을 빌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쌈지는 문화에 기여를 하면서도 상업화라는 양면을 가진 독특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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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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