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교육부 폐지해야 교육이 산다

[광화문]교육부 폐지해야 교육이 산다

홍찬선 기자
2006.09.14 09:49

[광화문]

요즘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정책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아제한이고 다른 하나는 중-고등학교 평준화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낳아 잘 기르자고 할 게 아니라 딸 아들 많이 낳아 이민 보내자고 했어야 했으며, 자신의 자녀를 위해 평준화정책을 펴 중등 교육을 엉망으로 만든 건 역사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나,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말이다. 출산율이 1.08명(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에게 아파트 우선 청약권을 부여하는 등 출산율 올리기에 부산한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평준화가 기본 틀인 중등교육의 부실함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전인교육’이라는 명분아래 학생들의 특기와 창의성을 살리지 못하고 시험만 잘 치는 ‘점수기계’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토익을 만점 맞고도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명문대를 졸업하고서도 직장에서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수학문제도 풀이과정을 외워 답을 쓰는데 익숙하다 보니 복잡다단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제대로 키워지지 못한 탓이다.

수요자 고려 않는 공급자 위주 교육정책=교육독재

일단 대학에만 들어가면 대부분 잊을 것에 목숨을 걸고, 학원 과외비가 엄청 들어가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가진 사람 중에서 유학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돈이 없어 그림의 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제적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기러기 아빠’를 감내하면서 생이별 유학을 보낸다.

해외 근무를 마친 고위 공무원과 회사원들도 상당수는 자녀와 부인을 현지에 남겨 두고 혼자만 귀국한다. 1인당 1년에 5000만~1억원, 전체적으로는 해마다 40억달러 이상이 유학?연수비로 들어간다. 부실 교육으로 인한 경제적 윤리적 심리적 비용이 엄청난 것이다.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교육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자 위주로 교육정책이 입안되고 집행되기 때문이다.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와 선생님을 선택할 수 있으면, 선택받기 위해 학교가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인데, 단지 그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배정되고, 일단 자격증을 따면 정년이 보장돼 공부하지 않는 선생님들에게 재미없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영점기준예산(Zero base Budget)을 도입하고 있다. 새해 계획을 세울 때 과거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서다. 과거에서 자유로워야 개혁다운 개혁을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초,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것도 다른 역대 대통령과 달리 과거의 질긴 이해관계를 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효과는 20년 이상 지나야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나라가 할 일을 개인이 스스로 해결하게 된다. 그 결과가 ‘고비용 저만족 기러기 교육’이다.

교육정책에도 영점기준예산 원칙 적용 해야

교육정책도 영점기준예산 원칙에 따라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 교육부와 학교 및 선생님 등을 중시한 ‘공급자 정책’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을 만족시키는 ‘소비자 정책’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부를 없애고 대학정책은 대학에게, 초중고등학교 정책은 자치단체에 넘긴 뒤 학생에겐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현재 경쟁 원리가 통하지 않는 부문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부의 ‘교육독재’가 공고한 탓이다. 학교와 선생님 및 교육부를 위한 정책이 무너져야 대한민국의 교육이 살고 21세기 글로벌 리더를 키워낼 수 있다. 그래야 이 나라의 미래도 밝다.

품격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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