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브릭스와 안전벨트

[기자수첩]브릭스와 안전벨트

이경호 기자
2006.09.28 18:30

세계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및 주택경기 둔화로 시작된 위기론이 미국을 넘어 세계의 성장 엔진, 브릭스(Brics)도 넘보고 있다.

주택경기 둔화로 미국의 소비가 줄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필두로 세계의 경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8월 미국의 기존 주택가격은 11년 만에 처음 하락했다. 주택 재고 역시 11년 만에 최고치로 주택값의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주택값이 떨어지면 자산이 줄어드는 역자산효과가 생겨 가계의 소비가 준다. 이렇게 되면 민간소비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은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소비감소는 브릭스의 우등생, 중국에 타격을 준다. 중국 상품 가운데 미국시장으로 가는 수출품이 50%에 이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의 수출은 28% 늘었다.

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쌍두마차, 투자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1~2005년 사이 중국 내 투자는 주로 미국자본에 힘입어 연평균 21%씩 늘었다.

인도 역시 미국 경기둔화에 취약하다. 인도는 소비 비중이 GDP의 61%로 다소 여유가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초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의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이 인도다. 눈먼 자금들이 인도에 대거 유입돼 인도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었다. 그러나 유동성이 축소되면 인도에 유입됐던 자금은 대거 빠져나갈 것이다. 자금유출로 인도경제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수출 축소는 물론 상품값 하락까지 감내해야 한다.

세계 경제 동조화로 미국의 경기둔화는 브릭스와 더불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은 미국이 14.5%, 브릭스가 25.6%다. 미국과 브릭스의 경기가 한꺼번에 둔화되면 우리 경제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43%를 차지하는 '잠재적 부실 수출기업'(수출이 매출의 50%를 넘는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못내는 회사)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안전벨트를 옥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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