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강에 사활 건 오세훈시장

[기자수첩]한강에 사활 건 오세훈시장

송복규 기자
2006.10.11 09:56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으로 뜨니까 오세훈 시장은 한강으로 승부를 보려나봐. 그런데 무슨 프로젝트가 그렇게 많은지 그 중 1개라도 제대로 시행될까 몰라."

한 택시 기사가 혀를 끌끌 찬다. 택시를 잡아 타고 "시청으로 가주세요"라고 했더니 서울시 직원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강 개발 관련 직원들의 아이디어 회의가 연일 이어지고 의견이 모아지는대로 자랑하듯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이 지방 선거때 내걸었던 '한강 공약'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한강 관련 계획들을 보면 그 내용이 요란스러운데다 추진 일정도 너무 짧아 사전 점검을 충분히 거쳤는지 의심스럽다. 일관된 개발 기준은 있는지, 너무 인공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특히 잠수교를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꾸고 5개 한강 다리에 상하행 1개 차로씩 보행녹도를 조성하겠다고 하는데 사전 교통영향평가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왜 서둘러 발표부터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강 접근 환경을 개선한다는 발상은 옳지만 한강다리 차로를 녹지로 바꾼다는 것은 서울 시내 교통 현실을 무시한 계획인 것 같다. 집중호우 때마다 물에 잠겨 자취를 감추는 잠수교의 홍수 대책은 마련됐는지도 의문이다.

내년 5월 한강 물을 빼고 강바닥을 드러내는 행사를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특별한 의미도 없이 생태계만 파괴하는 1회성 이벤트를 위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전 시장이 청계천에 정치 명운을 걸었다고 오세훈 시장까지 한강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강에 승부를 걸었다면 사업을 발표하고 홍보하기에 앞서 꼼꼼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무조건 일을 벌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결책을 찾겠다는 자세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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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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