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대응하기도 지쳤습니다"
학창시절 '전교1등'은 웬만한 잘못으론 선생님께 혼나지 않았다. 똑같이 떠들어도 공부를 못하는 쪽이 원인제공자로 지적받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외식업계 사정은 정반대다. 1등 업체들이 '시범케이스'로 누구보다 먼저 야단맞는 처지가 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커피원가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 패스트푸드 유해성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맥도날드다.
최근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원가는 90원'이란 주장이 새로 제기됐다. 90원이란 돈은 한 잔 분량 커피원두를 산지 가격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4000원짜리 커피 한 잔에 3910원이 이익이라면 누가 봐도 폭리다.
하지만 커피 한 잔엔 각각 가격의 30~40%인 매장임대료와 종업원 인건비, 10% 내외의 우유와 컵 값 등 부재료비도 포함된다. 따라서 원가 90원을 뺀 나머지가 모두 회사의 이익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젠 지쳤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가격을 받는 다른 커피전문점은 놔두고 스타벅스만 매번 비슷한 지적을 받는데 대해 "업계 1위인데다 외국계 브랜드다 보니 똑같은 잘못도 더 많이 눈에 띄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맥도날드도 비슷한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의 건강 유해성 논란이 일 때마다 시민단체들의 단골 표적이 됐다. 물론 소비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문제다.
하지만 1등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비난받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의 문제임에도 '맥도날드를 비롯한 업계'라며 한꺼번에 끌고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1등이라고 해서 모든 잘못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모든 비난의 화살을 집중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잘잘못은 있는 그대로 따지는 게 옳다. 하지만 '1등부터 때리고 보자'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그래서 1등은 더 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