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을 자제해달라고 했지, 언제 중단하라고 했나. 은행들이 완전히 오버하고 있다"
11.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시중은행들이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 지점창구에서 일대 혼란이 일자 감독당국자들의 불평이 쏟아졌다.
금융감독당국과 일부 시중은행장들의 면담 후 이뤄진 조치로 당국이 '대출총량규제'에 나섰다는 추측이 가능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전산을 차단하거나 대출창구에서 상담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은행권에서 이뤄진 주택대출은 2조8000억원. 올 들어 10월까지 월 평균 2조원 정도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상황이 이런데 감독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는건 '직무유기'아니냐"고 당국자들은 되물었다. 은행들이 과당경쟁을 한 측면이 많았기 때문에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을 뿐 개별적으로 은행별 수치를 제시한 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일부에서는 "은행이 당국을 갖고 놀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리스크 관리 차원의 대출자제 요청에 과잉반응, 여론을 악화시켜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취지다.
반면 은행들의 입장은 달랐다. 당국이 은행장을 통해 대형은행에 대해 이달 증가분을 6000억원으로 제한했다는 요지다.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대출자제'를 요구한게 결국 그 말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렸다.
다행스럽게 20일부터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당국이 시장에 파급효과가 큰 구두지도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당국의 말 한마디에 융통성 없게 처신하는 은행 역시 과거 관치에 길들여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당국과 은행의 책임 떠넘기기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냉탕·온탕을 오가는 사이 소비자는 감기를 넘어 몸살을 앓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