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한 저축은행에서 개최한 해외 워크샵의 취재를 다녀왔다. 워크샵과 함께 해외 금융상품 개발을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 및 건설사 등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식도 병행됐는데, 시중은행까지 제휴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손을 잡은 것은 변방금융으로 치부되던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라 눈길이 갔다. 제휴식이 끝난 후 "저축은행의 발전상을 한눈에 보는 것 같다"는 저축은행 대표에게 말을 건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주위에서 저축은행의 성장세를 부러워만 하는데, 막상 경영진들은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성장곡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속도조절도 필요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노력도 해야하는데, 실제로는 이게 가장 어려운 작업이지요. 리스크 관리는 사무실에서도 가능하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는 발품을 팔고 머리를 쥐어짜는 위기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동서양의 문화를 비교하다 보면 흥미로운 것들이 여러가지 나온다. 의식주 등 기초적인 것부터 세계관까지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 언어와 관련 서양인들이 동양, 특히 한자 문화권을 연구하며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단어가 위기(危機)다.
이는 위태로움(crisis)의 '危'와 기회(chance)라는 의미의 '機'를 혼합한 것인데, 영어 문화권에는 없는 단어라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이전부터 위험이 닥치는 상황에 기회가 싹튼다는 해석을 하고 있었다는 증거니 서양인들 입장에서는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위기는 잘나갈 때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금융업 가운데는 단연 저축은행이 꼽힌다. 전체적으로 사상최고의 순이익과 외형성장세를 거두고 있다. 한 저축은행의 경우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1년만에 10배나 오르는 등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위험과 기회를 한데 묶은 말처럼 저축은행 종사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친다면 현 상태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 부디 업계가 앞으로도 위기의식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