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주인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우주인에 거는 기대

전필수 기자
2006.12.27 10:10

성탄절인 지난 25일 밤, 1만8000대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후보 2명이 최종 확정됐다. 두 사람 중 한명이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35번째 우주인 배출국가가 된다.

 

세계 10위권 언저리의 경제규모를 생각하면 한참 늦은 감이 있다. 이 때문인지 주관부처인 과학기술부가 우주인에 대해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우여곡절 끝에 공중파 방송인 서울방송(SBS)을 통해 최종 선발과정을 전국에 생중계했고, 부총리와 두명의 차관이 모두 생방송 현장을 지켰다. 우주인 후보에 신체건강한 성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전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옛 소련)이나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처럼 우리 우주인도 '국민영웅'으로 만들겠다는 게 과기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 우주인은 이들과 달리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우주선을 빌려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다녀온다. 중국과 같은 국민적 관심을 끌기엔 한계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비용도 만만찮다. 우주선을 타는 요금만 2000만달러(약 190억원) 수준이다. 훈련비용 등 부대비용을 합치면 260억원이 든다. 이중 210억원이 정부예산이다. 불과 1주일의 우주여행을 위해 너무 많은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과기부가 우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15년 세계 10위권의 우주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국민적 지지가 절실하다. 아직 우주개발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로서는 우주인 배출만한 국민적 이벤트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우주인의 역할은 7일간의 우주 생활이 아니라 귀환 후가 더욱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우주인이 우주여행 전후를 기점으로 한 '반짝스타'에 그친다면 그야말로 수백억원의 혈세가 우주공간에 뿌려지는 꼴이 된다.

 

지금까지 우주여행을 다녀 온 사람은 총 456명이다. 이 중에는 프랑스 첫 우주인으로서 후에 과학기술부 장관이 돼 우주산업을 지원한 신경과학자인 클로디 에뉴레(1996년 미르 탑승)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정부의 방치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국우주인이 제 2의 에뉴레 장관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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