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도한 보수 지급 논란에 휩싸였던 로버트 나델리 홈디포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한 가운데 이번에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기로 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세계 최대 건축자재 전문업체 홈디포는 6년간 CEO로 일해 온 로버트 나델리가 사임하기로 했으며 후임으로 현 이사회 부의장인 프랭크 블레이크를 선임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측은 "나델리의 사임은 전날 있었던 이사회에서 있었던 상호간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며 지난 6년간 보여줬던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나델리의 사임 소식보다 그가 받기로 한 퇴직금 액수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아왔던 나델리에게 홈디포는 2억1000만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
나델리가 받는 퇴직금은 홈디포가 지난 6월 고객 서비스 우수 점포 및 직원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금액 3000만달러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지난 2000년 12월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홈디포로 자리를 옮긴 나델리는 지난해 과다 보수 지급 논란을 일으켰다.
나델리는 홈디포 CEO로 취임한 이후 2005년까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포함해 총 2억40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월 마감한 회계연도에는 700만달러의 보너스와 1470만달러 어치의 제한부 주식을 받았다. 지난해 나델리가 받은 보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니 프랭크 미 하원 금융위원장은 "홈디포는 회사의 이같은 행태가 미국민을 얼마나 화나게 만다는 것인지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홈디포 투자자들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나델리가 CEO를 맡은 2000년 이후 홈디포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급여가 미국 기업 경영진 가운데 최고 수준인 점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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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나델리가 경영을 맡은 이후 매출이나 순이익이 크게 늘긴 했지만 최근 실적 호전 정도가 둔화되면서 지난해 전체 이익 증가율이 9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는 2위 업체 로우스에게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 홈디포 주가는 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주가가 13.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을 15% 가량 밑돈 셈이다. 나델리 재임 중 홈디포 주가는 7.9% 하락했다.
시장은 나델리의 사임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홈디포의 대주주인 투자회사 볼 & 어소시에이트의 투자담당 이사 빌 슐츠는 "2000년 그가 처음 홈디포를 맡을 때만 해도 적절한 인사라고 생각했으나 이젠 아니다"라며 "나델리의 사임으로 홈데포의 위험요소 중 한가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홈디포 주가는 전날보다 2.2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