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그리운 은사를 찾아주는 '스승 찾기 서비스' 이용 건수가 서울에서 2년 연속 2000건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과 소송 부담으로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위축되면서 사제 관계 역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396 스승 찾기 서비스' 요청 건수는 1746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1470건)보다는 280여건 증가했지만 2022년(2107건)과 2023년(2054건)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스승 찾기 서비스는 1396 콜센터를 통해 과거 은사를 찾고자 하는 제자의 요청이 접수되면, 콜센터가 해당 교사에게 제자의 연락처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서비스 대상은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로, 퇴직 교사에겐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 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배경에는 교사들이 제자의 연락 자체를 꺼리게 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4월까지 스승 찾기 요청이 접수되면 교사에게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은 뒤, 제자에게 교사가 근무 중인 학교 정보를 안내했다. 교사가 퇴직한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근무한 학교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2023년 7월 서이초 사건과 같은 해 8월 대전 교사 피습 사건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개인정보 제공을 원치 않는 교사들의 요청이 콜센터에 빗발치면서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에게 제자의 연락처를 전달하는 현행 방식으로 운영 체계를 변경했다. 퇴직 교사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서비스 범위도 축소하면서 제자들의 이용 수요 역시 함께 줄어들었다.
서이초 사건은 2년차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로, 교권 보호 요구가 전국 교직사회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대전 교사 피습은 졸업생이 스승 찾기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교사의 근무지를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다.
1396 콜센터 관계자는 "두 사건 이후 교사들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콜센터에 대거 접수했다"며 "심지어 자신을 찾는 제자가 없더라도 미리 '정보 제공 미동의' 등록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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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교사에게 제자 연락처를 전달하는 구조로 바뀐 뒤에는 신청 과정에서 '그렇다면 접수하지 않겠다'며 중도 포기하는 민원인도 늘었다"며 "지금도 제자의 연락처를 전달받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교사들이 있어 본인 의사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소송 위험 등이 겹치며 교사들이 학생·학부모와의 관계 자체를 조심스러워하게 됐고 과거처럼 사제 간에 정서적 유대감을 쌓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교사노동조합연맹이 발표한 '스승의 날 기념 전국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유·초·중등·특수학교 교원 7180명 가운데 55.5%(3987명)는 최근 1년간 사직을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직 고민 이유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62.8%)이 가장 많이 꼽혔다.
또 교사 49.6%(3559명)는 최근 1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경험률도 47.7%(3424명)에 달했다. 반면 교육적 가치와 헌신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은 5.6%에 불과했다. 교직 생활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는 비율 역시 34.4%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