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FTA성패 대내협상이 '관건'

[기자수첩] FTA성패 대내협상이 '관건'

최석환 기자
2007.01.18 18:51

"보도내용을 꼼꼼히 잘 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 나흘째인 18일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가 일부 언론이 전한 정부의 비공개 협상전략 문건을 보고 한 말이다.

커틀러의 관심을 끈 보도는 지난 13일 국회 '한·미FTA체결대책특별위원회'에 보고된 대외비 문건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는 '무역구제분야는 우리측 관심사항의 반영이 어려울 경우에도 여타 분야의 협상에 활용하기 위해 미국 측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석에 따라서는 정부가 사실상 무역구제를 포기했고, 이를 다른 분야의 협상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읽을 수 있다. 실제 민주노동당 측은 "무역구제를 포기하면 한·미 FTA를 추진할 수 있는 또 어떤 명분이 남아 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분과의 협상을 중단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우리측 협상단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유리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협상단의 힘을 빼는 일"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정보를 유출한 사람이 '이게 아니었구나' 느끼도록 협상을 진행하겠다"면서도 "국회 특위에 문건 유출자에게는 더이상 정보를 주지 말라고 요청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FTA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리 스스로 협상 입지를 위축시키는 상황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압력 등 대외적인 변수 못지 않게 국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FTA 반대 기류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과의 '주고받기' 협상이 본격화되면 부처간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부터는 '대내협상'에 주력할 때가 아닌가 싶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이 실감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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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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