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결합판매 3월매듭, 역무별 '칸막이法' 개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이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올해는 이 법안을 포함해 정보통신부가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변화의 중심에 선 조직 수장으로서 올해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지난해 가장 큰 현안이었던 방송·통신 융합 규제기관 설립문제가 정부안이 마련되면서 일단 마무리됐습니다. 정통부로선 이 법안이 국회에서 빠른 시일 안에 처리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정보화분야 패러다임의 변화 추세에 발맞춰 그동안 축적한 정보기술(IT) 역량을 재점검하고 체계화할 것입니다. 특히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T장관 회담은 인터넷의 새로운 미래를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인 만큼 과제와 정책프로그램을 착실히 준비해서 미래 정보사회를 주도할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정통부와 방송위 조직이 물리적 통합이 아닌, 화학적 통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통합기구의 화학적 통합은 '방송·통신 융합'의 기본목표이자 과제입니다. 이해와 신뢰, 배려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구 통합 전에 방송위와 협의해서 인사교류와 '방송·통신 바로알기' 같은 공동 이벤트를 추진하고 통합 이후에는 교환배치, 순환근무제, 각종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IP TV 법제화문제를 놓고 방송위와 정통부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해결방법이 있다면.
▶IP TV 법제화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설치법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된다면 IP TV 법제화도 촉진될 것입니다. 그러나 설치법안이 처리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IP TV 법제화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논의구조에서 상반기에 IP TV 법제화가 마무리돼 하반기에 상용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T 기반의 융합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디지털 기반 융합은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콘텐츠와 단말기, 네트워크의 디지털화로 기능이 통합되고, IT기업 중 콘텐츠 서비스 기업의 역할과 비중도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와 국방, 환경, 교통, 금융 등 사회 전분야와 IT는 융합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관계부처와 공동 추진 체계를 강화하고, 법·제도를 정비해 친 융합 산업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융합기술 주관부처로 IT 융합기술 연구·개발(R&D)센터를 올해 설립하고, 융합기술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과 인력양성을 꾸준히 추진할 예정입니다.
―관련 법을 어떤 방향으로 정리하겠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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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역무별 칸막이를 해둔 상태에선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시장 진입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현실에 맞게 규제 로드맵의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론 유선과 무선을 전송서비스 단일역무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일역무로 통합하려면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따라서 관련 법을 개정할 때까지 시행규칙을 고쳐서 전송역무를 '유선과 무선'으로 이원화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 정부의 규제방향은 소비자를 향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려면 정부의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고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해야 합니다. 규제내용과 수준도 기업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배적사업자의 요금인가제를 폐지해서 요금경쟁을 촉진하는 게 바람직한 것 아닌가요.
▶정부가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가격인하가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 경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인하가 안되는 것입니다. 정부도 일률적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는 없습니다. 청소년·저소득층 혜택 확대같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정부도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결합판매가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결합판매의 경쟁 상황을 지켜본 다음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도 판단할 것입니다.
―지배적사업자의 결합상품 할인판매 허용에 따른 시장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고 계시는지요.
▶결합판매 정책은 3월 말까지 매듭지을 것입니다. 시내전화나 이동전화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 상황이 엄청나게 변할 것입니다. 묶음상품을 내놓기 위해 사업자간 제휴가 활발해지고, 이 과정에서 재판매같은 도매시장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나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같은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도 활성화될 것으로 봅니다.
―와이브로가 상용화된 지 6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가입자가 1000명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공급자가 서비스할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통신시장은 한 사업자가 여러 개의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경쟁 촉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통신업체들은 음성시장에 안주하고 있는데 인터넷전화(VoIP), 무선데이터분야로 비중을 확대해 가야 합니다. 음성통화만 가능했던 예전 휴대폰 가격이나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기능까지 갖춘 지금의 휴대폰 가격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현재와 같은 서비스내용이 계속된다면 가계 통신비 비중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서비스도 이처럼 자기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놔야 합니다. 와이브로와 HSDPA도 서로 경쟁해야 합니다.
―'IT839'의 성과와 올해 중점과제는.
▶'IT839'는 올해 4년째입니다. 그동안 와이브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HSDPA 같은 첨단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고, 전자태그(RFID) 공공사업과 국민로봇 시범서비스 등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1년 이상 단축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는 'IT839' 전략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하는 해입니다. DMB나 HSDPA 서비스지역이 확대되고 IP TV, 디지털 TV 법제 정비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정부는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IT839' 전략회의를 통해 분야별 주요 정책의 추진 상황을 꾸준히 점검,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미래 유망산업으로 RFID, 로봇, 디지털콘텐츠 등을 꼽으셨는데, 분야별로 전망한다면.
▶RFID나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는 미래 유비쿼터스 사회의 핵심이며 사회·경제적 기본 인프라입니다. 지난 3년간 총 230억원을 들여 공공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민간부문에서 본격 활용되는 기반이 갖춰질 것입니다. 올해 시장규모는 4716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로봇은 '첨단 IT의 종합예술'입니다. 단순 동작 위주의 하드웨어 중심에서 사용자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네트워크 기반의 로봇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를 앞당기고 다양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전후방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IT 블루오션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손수제작물(UCC) 열풍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내는 온라인게임이 세계로 확대되고 있고, 우리 장점인 디지털영상·모바일콘텐츠분야에서 세계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디지털콘텐츠는 2011년에 세계시장 규모가 5000억달러, 국내시장 규모도 15조원으로 연평균 11.3% 성장할 것입니다.
―IT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어제오늘 나온 것이 아닙니다. 특히 소프트웨어(SW)분야의 취약성이 극복되지 않고 있는데, 정부의 대안은 무엇입니까.
▶우선 기업이 돈을 벌어야 인재가 모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 전체 SW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공공시장을 중소SW 기업에 열어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공공구매제도 혁신이나 굿SW 인증, 대가 산정 기준의 틀을 마련해 SW기업의 생산성을 높였다고 봅니다. 올해는 지난해 도입한 이런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아울러 SW분야의 인재를 집중 발굴·육성하기 위해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재검검해서 통폐합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관님의 새해 포부는 무엇인지요.
▶올해는 참여정부 5년이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을 잘 마무리하고, 민생과 산업현장에 밀착된 정책이 되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하겠습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이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돼 우리나라가 방송·통신 융합의 강국으로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노준형 정통부 장관 약력】
△서울대 법학과 졸 △행시 21회 합격 △서울대 법학 석사 △고속철도건설기획단 투자기획과장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 투자기관1과장 △정보통신부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장 △정보통신정책실 정보망과장 △정보화기획실 기획총괄과장 △공보관 △정보화기획심의관 △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국제협력관실 국제협력관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정보통신부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