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회장직을 맡았으면 한다"
"글로벌 경영에 바빠 회장직을 수락하기 힘들다"
전경련 차기 회장 선출을 두고 말이 많다.
임기가 만료된 강신호 회장은 대기업에서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그러나 차기 회장감으로 물망에 올랐던 그룹 총수들은 안살림이 바쁘다고 손사래를 쳤다. 혹시나 회장단회의에 모습을 나타냈다간 덤터기를 쓸까 싶어 해외로 출장을 간 총수도 있다. 회장단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전형위원회까지 만들지도 모른다. 전경련 회장자리가 모두가 고사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한때 전경련은 화려했다. 초대 회장을 지냈던 이병철 삼성 회장을 비롯해 현대 정주영, LG 구자경, 대우 김우중, SK 최종현 회장 등 시대를 풍미한 기업인들이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정주영 회장은 10년동안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서로 내가 하겠다고 다투지야 않았겠지만 회장단회의에서 수월하게 의견이 모아졌다. 전경련 회장이 되면 재계를 대표하는 수장이란 명예도 얻었다.
어느 해부터인가 이런 모습이 사라졌다. 4대그룹 회장들은 제각각 이유를 들어 전경련을 멀리했다. 전경련의 위상은 점점 떨어졌고, 대기업 총수들은 점점 더 전경련을 등한시했다. 전경련을 통해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이제는 전경련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때다. '로비단체'란 인식에서 벗어나 본래 취지인 '정책 제언 단체'의 성격을 되찾아야 한다. 정부에 당당히 재계의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 돼야 한다.
이런 조직이 되려면 재계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번 회장단회의에 이건희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그래서 반갑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만약에 이건희 회장의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다면 화려했던 전경련의 부활과, 재계의 당당한 변신을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