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는 민생국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1일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여야 원내 사령탑(원내대표)들이 개회에 앞서 한 공언이다.
원내 사령탑들뿐만이 아니었다. 여야를 불문하고 만나는 국회의원마다 '민생'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저마다 '민생, 또 민생'이었다.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정책 수립과 법안처리에 매진하겠다(6일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최우선으로 민생경제에 전력하겠다(7일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임시 국회에 쏠린 국민의 관심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법안도 쌓여 있다. 미친 듯 오른 집값잡기용 부동산관련법,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국민연금법….
하지만 임시국회가 개회한 지 3일째를 맞은 7일. 현실은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구호'와는 정반대다. '민생국회'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첫날부터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고 '자리다툼'만 오갔다.
"운영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몫(열린우리당)" "여당의 전당대회 이후로 운영위원장 선출을 미뤄야 한다(한나라당)" 등 국민은 관심조차없는 데 힘을 쏟았다.
하루에만 수차례 열리는 각 당의 공식 브리핑에서도 '민생'은 이제 슬그머니 빠졌다. 민생경제 법안의 처리 방향이나 구체적인 논의에 대한 논평은 전무하다.
대신 열린우리당 집단탈당 사태에 따른 여당의 분열과 한나라당의 때아닌 이념 및 정체성 논란만 여의도 국회에 가득차 있다. 정책 논의보다 온갖 극언이 난무하는 '구습'도 그대로다.
'대선 정국'이 만들어 낸 이 기괴한 풍경을 보고 있는 국민들은 '민생고'보다 오히려 '정신적 스트레스'에 신음하고 있다. 여의도 가까이서 지켜보니 국민의 마음을 모르기는 청와대나 국회나 오십보 백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