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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성실도 평가 오류로 120개 법인이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됐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가족끼리 대가 없이 이뤄진 부동산 매매 등 증여로 추정되는 거래 22건이 양도거래로 인정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세청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2·2023사업연도 법인 성실도를 각각 이듬해말 평가하면서 수천여개 법인의 일부 평가항목에 대한 기본점수(18~32점)를 누락해 이들 법인의 성실도가 낮은 것은 것으로 잘못 평가했다.
이는 각 지방청에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됐고 120개 법인이 불성실신고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됐다. 국세청은 성실도 평가 점수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을 우선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중부청·부산청·광주청·대전청 등은 선정지침 위반 및 업무 소홀 등으로 2020~2022사업연도 기준 개인사업자 64명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부당 선정했고 국세청은 이를 확인 없이 그대로 인정한 점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국세청은 또 가족 간 부동산 매매 등에서 대가를 명백히 지급하지 않은 22건의 경우 증여 추정 대상으로 봐야 하나 검토를 부실하게 해 이를 양도거래로 인정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이 증여 추정 대상으로 보는 이들 상당수는 매매대금 수백억원 중 10%의 계약금만 받고 잔금 대부분은 4년째 무이자 금전소비대차로 갈음했다. 그러면서 채권 확보를 위한 담보권도 설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간 재산을 양도하면서 그 대가를 추후 지급하기로만 하고 명백히 지급하지 않은 경우 증여로 추정한다.
감사원은 해당 22건과 관련해 국세청에게 "증여 추정의 적정성을 자체 점검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통보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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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국세청은 점검 필요성이 있는 부채를 사후관리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거나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해 증여세 등 72억원에 대한 과세를 누락한 사실도 감사 결과 확인됐다. 부채 사후관리는 수증자가 증여 받은 재산 중 일부를 부채로 신고해 증여재산 가액을 축소하고 해당 부채는 증여자 등이 갚는 방식의 탈세 수법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국세청이 이른바 '사무장 병원' 등 의료법을 위반한 이들의 과세자료를 미활용해 부가가치세 613억원이 일실됐거나 일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년 명의 대여 등을 한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자 명단을 제출받아 과세자료로 축적하면서도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105개 위반 기관은 유죄 확정 후에도 계속 방치돼 부가가치세 267억원이 일실됐고 다른 64개 기관은 부과제척기간이 남았으나 과세자료 생성·시달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부가가치세 310억원의 일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24개 기관은 유죄 확정 전 부과제척기간이 지나 부가가치세 36억원이 일실됐다. 부과제척기간이란 국가가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일종의 유효기간을 뜻한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과세자료 수집, 활용 관리, 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며 "의료법 위반자 중 부가가치세를 부당하게 면제받은 이들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추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