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RX·코스콤 '동우이상'

[기자수첩]KRX·코스콤 '동우이상'

김동하 기자
2007.02.12 14:27

지난 8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하루 종일 증권선물거래소(KRX) 사옥을 휘감았다.

먼저 오전에 열린 KRX 이사회. 이사진들은 자회사인 코스콤(KOSCOM)과 마찰을 빚고 있는 차세대 통합전산 프로젝트의 선도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사실상의 '강행' 선언이다.

때맞춰 오후로 예정돼 있던 코스콤 노동조합총회. 거의 모든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회에서 노조원들은 50억원의 투쟁기금을 거두기로 했다. 이사회 결정에 대한 사실상의 '맞불' 선언이자, 투쟁 장기화 선언이다. 물론 8일째 진행중인 거래소 1층 야외철야농성도 '무기한 강행'키로 했다.

동우이상(同宇異床:한 지붕 아래 다른 침대)이라고나 할까. 모회사와 자회사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두 곳간의 '암투'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코스콤은 지난해 9월 거래소가 발주한 차세대 IT선도개발 프로젝트에 티맥스소프트와 함께 참여하게됐다. 그러나 주도권 문제로 마찰을 빚은 뒤 즉각 프로젝트에서 탈퇴, 아직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코스콤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의 주축은 바로 '코스콤'이 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2003년 거래소 전산프로젝트를 코스콤이 주도할 것으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 더욱이 모회사이자 발주업체, 즉 '갑'쪽인 KRX가 소수의 IT인력으로 코스콤이 쌓아온 IT사업영역과 노하루를 빼앗으려 한다는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반면 코스콤 지분 76.63%를 보유한 거래소는 '과거 독점체제를 유지하려는 발상일 뿐'이라며 꿈쩍하지 않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마당에 현재와 같은 코스콤과의 '고비용 저효율'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 코스콤이 복귀하지 않으면 '결별'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이다.

곁에서 지켜보면서 최근 상황 속에는 '구심점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총대를 메고 나서는 쪽도 없다. 때마침 위원장 선거가 겹치면서, KRX노조도 손을 놓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코스콤 노조의 외침에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

뻔한 결론이겠지만,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뭔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할 때다. 지난해말 '전산사고'기억이 생생한 많은 사람들은 잘 나가는 준공공기관과 그 자회사가 벌이는 '장기 밥그릇 싸움'을 관전할 여유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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