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증시가 느낀 '버핏의 힘'

[기자수첩]한국증시가 느낀 '버핏의 힘'

김경환 기자
2007.03.04 13:57

버핏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난 2일 오전 '가치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런 버핏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스코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까지 출렁이기 시작했다. 장초반 2.69%까지 하락했던 포스코 주가는 급반등하며 3.12% 오른 36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버핏의 한국 주식 매입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맴돌았을뿐 실제 한번도 증명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발표가 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버핏은 그동안 한국 증시의 규모가 너무 작아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버핏이 포스코를 매입한 사실은 한국 증시에 대한 그의 시각이 바뀌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긍정적인 재료임에 틀림 없다.

버핏이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포스코 뿐이 아니다. 버핏은 지난해 아이오와대 경영대학원생 초청 컨퍼런스에서 "한국 증시에는 좋은 저평가 종목이 많다. 한국 증시에서 일부 종목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날 포스코 외에는 한국 증시 투자 종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버핏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우량주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버핏의 포스코 투자 사실은 국내 증시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버핏의 한국 주식 매입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한국 증시 스스로가 재평가를 받을 계기를 마련했다기 보다 버핏의 후광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버핏이 연례투자서한에 의례적으로 쓴 문구 하나에 한국 증시 전체가 마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반응한 점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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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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