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여론 확산 사전 차단-협상단에 힘 보태는 전략
노무현 대통령이 '3월말 타결'을 목전에 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실익 위주의 협상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12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철저하게 실익 위주로 협상하고 합의하라"고 주문한 뒤 "경제적으로 실익을 면밀히 따져서 이익이 되면 체결하고 이익 되지 않으면 체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경제 외적인 요소, 예컨데 한미 관계를 고려한 안보나 정치적 문제로 'FTA 체결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경제적 실익'이 가장 우선돼야 할 FTA 협상이 한반도 평화나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체결된다는 여론이 확산될 경우 '퍼주기식 협상'이란 반대 목소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것.
특히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상 실질적익 협상시한인 3월말에 최종 타결이 이뤄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협상이 타결되고 있다'는 식의 부정적인 여론이 부각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이 "우리가 신속협상(TPA) 절차 안에 하면 아주 좋고, 그 절차의 기간 내에 못하면 좀 불편한 절차를 밟더라도 그 이후까지 지속해서 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협상 결과에 따라 "FTA 체결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노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협상 중단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타결 의지가 후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 열심히 노력해서 타결쪽으로 가자는 기조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가 마냥 손해보는 협상은 안하겠다는 것"이라며 "타결에 급급해하지 말고 국익을 생각해서 협상에 임하라는 뜻"이라고 단호히 부인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미FTA 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반대 여론이나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국익을 위해 협상을 잘 마무리해달라"는 메시지를 협상단에 전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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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 대통령은 "높은 수준의 FTA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합의수준을 높일 수가 없을 경우 중간 또는 낮은 수준이라도 그것이 이익이 되면 그런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며 FTA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반대가 있기 때문에 FTA 협상을 체결하고 비준 과정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정도는 이미 예측했던 정도였기 때문에 너무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철저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따져달라"고 지시한 것도 마찬가지.
아울러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미국이 농업과 자동차를 비롯한 자국의 관심 분야에 대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협상 중단'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열어둠으로써 협상단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전략이 숨어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협상단 관계자도 "서로 균형된 이익을 도출하는게 협상의 원칙이란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타결이 임박하면서 시한이나 반대 여론 때문에 위축될 수 있는 협상단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