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 지난해 R&D 투자비 대폭 늘려
제약업체들이 개량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악영향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회사들은(12월 결산법인 기준) 지난해 연구개발비(R&D)를 대폭 늘리며 한미FTA타결에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42개 제약회사의 지난해 평균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의 5.6% 수준이었다. 이는 2005년 5.4%에 비해 조금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대형제약회사만 놓고 보면 R&D투자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종근당은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으며 이는 2005년 연구개발비 129억원에 비해 54.4% 늘어난 것이다. 한미약품은 전해에 비해 24.9% 늘어난 406억원을 2006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동아제약과 유한양행도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005년에 비해 각각 23.4%, 19.9% 늘어났다.
제약회사 연구개발비의 상당부분은 ‘개량신약’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신약물질은 투자비용 규모도 큰 대신 성공률도 낮아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약회사들이 한미FTA에 대비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량신약이란 기존 오리지널약의 화학 구조나 제제, 제형을 약간 변형시켜 만든 약물을 의미한다. 신약과 복제의약품(제네릭)의 중간단계에 있는 의약품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약회사들은 오리지널약을 약간 변형한 개량신약으로 적잖은 매출을 올려왔다.
하지만, 한미FTA타결로 인해 개량신약 허가를 받는 것이 까다로워졌다. 의약품 당국도 개량신약을 보다 엄격한 잣대로 심사, 오리지널약을 허가받는 것만큼이나 까다롭게 시판 허가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회사들은 이를 대비해 높은 수준의 개량신약 개발을 준비해 온 셈이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수한 성능을 지닌 개량신약을 개발할 경우 거대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량신약을 통해 특허인정기간이 늘어나는 불이익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약을 개발하려면 수천억원의 개발비가 필요하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제약회사 규모로 봐서는 신약개발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연구소장은 “국내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개량신약은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독점적 위치가 보장되는 만큼 신약개발로 가는 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