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는 비과세, 직접투자는 다 과세?

펀드는 비과세, 직접투자는 다 과세?

황숙혜 기자
2007.05.11 12:58

[글로벌 인베스트먼트]해외 주식투자 '과세형평'논란

지난해부터 해외 주식투자로 두 자리수의 수익률을 올린 직장인 A씨. 원금의 두 배에 가까운 평가차익으로 밥 안 먹어도 배부른 듯한 행복감에 빠졌지만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을 생각하면 손해보는 느낌이다.

역내펀드에 대한 비과세 방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09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비과세 혜택이 본격 적용된다.

역내펀드에 투자했을 때 주식 투자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데 반해 직접 투자로 수익을 올렸을 때는 20%를 웃도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환차익도 포함, 연 250만원 비과세=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해 차익을 올렸을 때 양도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총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연간 발생한 투자 차익이 250만원 이내인 경우에는 세금이 면제된다. 즉, 250만원을 상회하는 이익에 대해서 22%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 때 과세하는 기준은 투자로 발생한 차익이다.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전체 매도 금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다.

또 매매 차익 뿐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까지 과세 기준에 포함된다. 따라서 주식 투자로 수익을 올렸으나 환차손으로 인해 원화로 환산했을 때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주식투자에 따른 수익과 함께 환차익까지 발생했다면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된다.

홍경모 리딩투자증권 과장은 "일부 투자자들 중에는 세금 면제 기준이 건당 250만원으로 잘못 알고 차익이 250만원을 웃돌 경우 나눠서 매도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세금을 면제하는 기준은 건당이 아닌 연간 250만원의 수익"이라고 말했다.

◇ '펀드만 비과세' 형평성 어긋나 = 연간 250만원 이내의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지만 해외 주식 직접 투자자는 국내 주식 투자자나 해외 펀드 투자자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해서는 대박을 낸다 해도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해외 펀드도 역내펀드로 제한하기는 하지만 주식 투자로 올린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하잖아요. 그런데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22%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증권 업계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한국증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펀드 비과세는 과세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일 뿐 아니라 산업의 형평성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펀드 비과세에 따라 자산운용사나 은행은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반면 해외 증권 중개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주장이다.

◇세금납부 절차도 '복잡' =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과세는 원천징수가 아니라 투자자가 직접 소득 신고를 하고 납부해야 한다. 형평성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복잡한 납세 절차로 인해 투자자의 불만이 한 층 더 높아지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린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전년도 수익을 세무소에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이 때 투자 차익을 증명하기 위해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매수 및 매도 금액이 명시된 자료를 받아 신고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A 씨는 "해외 투자 관련 자료나 서적에 투자 차익을 국세청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경험이 없는 투자자들은 헤매기 일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납세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해도 조사를 벌일 만큼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버티다가 추징을 하면 그 때 내면 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며 "사실상 비과세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금을 내지 않거나 축소 신고했다가 뒤늦게 발각될 경우 미신고와 미납에 대해 각각 벌금을 내야 한다.

홍경모 과장은 "과세 대상 투자 차익을 신고하지 않으면 해당 금액의 10%를 미신고 벌금으로 내야 하며, 세금을 미납한 부분에 대해서는 1일에 0.05%의 벌금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 신고를 분기별로 예정신고할 경우 세율이 22%에서 18.9%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절세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예정신고는 한 분기 동안 발생한 주식 매매 차익을 다음 분기 두번째 달에 신고하는 것으로, 가령 올해 1분기의 차익을 5월중에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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