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현대重, 지주회사 행렬 동참할까

블루칩 현대重, 지주회사 행렬 동참할까

오상연 기자
2007.05.17 14:20

MJ 지분 10%대 불과하고 우량 자회사 보유…전환 1순위 거론

블루칩현대중공업(375,000원 ▼10,000 -2.6%)도 지주사로 전환할까.

SK,두산(1,239,000원 ▼11,000 -0.88%)에 이어한진중공업(5,020원 ▼30 -0.59%)까지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밝히면서 올들어 스타주식으로 떠오른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데다 우량한 자회사를 거느려 지주회사 전환의 일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지난 9일현대미포조선(223,000원 ▲3,500 +1.59%)POSCO(342,500원 ▲500 +0.15%)와 주식 스와프성(Swap)성 거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현대중공업 주식 147만7000주를 주당 23만2500원(3434억원 어치)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포스코 지분 1%를 취득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일부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는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의 지분율이 10.8%에 불과한 상황에서 회사는 올초 228만주의 자사주를 매입, 자사주 지분율을 18.14%로 부쩍 늘렸다. 대주주 지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SK와 매우 유사한 절차를 밟고 있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고속 성장주로 주목받으며 시가총액이 21조원을 넘어섰고 시가총액 순위 상위 5위에 등극한 블루칩. 세계 제일의 조선업체로, 해외 경쟁업체나 대형 펀드로부터의 인수합병(M&A)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가가 급등해 대주주가 직접 주식을 사는데 드는 비용이 급증한 만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그룹 전체의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조선업 호황으로 현대중공업이 94.92%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 가치도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비상장 기업의 가치가 노출되면 전체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굴뚝 기업들의 잇딴의 지주사 전환 바람과 더불어 정부는 기업들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이 마냥 뒷짐을 지고 구경만 하기에는 편치 않은 분위기인 것이다.

결국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20%에 육박한 자사주를 최대한 활용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M&A에도 대비하면서 우수한 계열사의 가치도 향유하게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측에서 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가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시장에서 활발히 언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단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증권사 연구원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적대적 M&A 위협이 현실화되지 않았고 현재의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도만으로도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주사 전환의 큰 이유가 M&A에 대한 방어 차원이라고 할 때 시가총액이 20조원이 넘는 기업이 M&A위협으로 지주사 전환을 꾀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

옥효원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다고 해도 KCC나 현대자동차 등의 우호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경영권에 대한 염려로 당장 지주사 전환을 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현대중공업 그룹의 순환 출자 고리는 기업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라며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반면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 언젠가는 성사 가능한 일’로 점치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호재가 겹치면 현대중공업 주가가 더 오르고 이는 오너의 지분 확보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구체적으로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가총액 20조가 넘는다고 해도 세계 시장의 헤지펀드나 유동성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라며 "현대중공업이라고 해도 적대적 M&A위험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지주사 전환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이 22.14% 보유하고 있는현대상선(19,810원 ▼120 -0.6%)도 지주회사 전환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는 상장자회사 지분을 20%이상 보유해야한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이 8.3%를 제외해도 지주회사 전환시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의 계열사 요건을 갖추게되는 셈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동시에 현대상선 경영권을 쥐고 있는 현대그룹과의 관계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은 종전 상장사 30%에서 20%로, 비상장사 50%에서 40%로 각각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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