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공정 "삼성, 지배구조 모범보이길"(종합)

權공정 "삼성, 지배구조 모범보이길"(종합)

이상배 기자
2007.05.18 15:11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그룹이 스스로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 등으로 전환하길 기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에 받고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고, 삼성전자는 여러가지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상당히 높게 평가받는 기업"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3일 오후 성균관대에서 가진 ‘법과 기업 및 경제’라는 특별강연회에서도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생명, 에버랜드 등 몇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삼성과 현대차가 국제사회에서 신망받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비판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의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 고리를 근간으로 삼고 있다. 권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환상형 순환출자는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권 위원장의 발언은 순수한 희망사항일 뿐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도 아니다"며 "환상형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하고 환상형 순환출자 해소 때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이 모두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 중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한번 만나 보라"는 진행자의 권유에 "그럴까요?"라고 웃으며 답했을 뿐 이 회장과 면담 계획에 대해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인터넷포털 업체들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일부 인터넷포털 업체들이 담합한 것이 있고, 콘텐츠업체들과의 사이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측면도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9일NHN(257,500원 ▲3,500 +1.38%),다음(58,900원 ▲600 +1.03%)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인터넷포털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검색광고 분야에서 담합이 있었는지, 콘텐츠 제공업체에 대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조사의 초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위원장은 또 "대부업체들의 광고가 허위·과장광고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허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다소 공격적인 광고들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라며 광고하는 것은 지나친 점이 있다"며 "이런 것들은 자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토플(TOEFL) 시험' 대란을 빚은 미국교육평가원(ETS)과 관련, 권 위원장은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한) 기초자료 조사가 끝났고 심층조사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토플과 토익(TOEIC)의 주관사인 ETS가 불공정 약관을 사용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놓고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은행의 수수료 관련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조사가 상당히 진행됐고,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한데 대해 권 위원장은 "대안없이 출총제를 폐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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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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