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추가협상 개최…30일 서명은 절차대로 진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협상 내용이 드디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미 행정부는 16일 자국 의회와 신통상정책(New Trade Policy)을 합의한지 한달여만에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노동과 환경 등 7개 분야에서 협정문안의 수정을 요구하는 추가협상을 제안해왔다.
정부는 일단 미국측의 제안이 개성공단이나 자동차 등 협정문 자제를 완전히 뒤집는 재협상 수준이 아닌 노동·환경 등에 국한된데 대해 안심하면서도 추가협상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추가협상의 핵심 축이 될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 다른 FTA 분야와 동일하게 일반분쟁해결 절차를 적용토록 한 조항 등은 부담스런 대목으로 꼽힌다.
◆ 노동·환경 '초점'‥일반분쟁해결 절차가 '관건'=FTA 추가협상은 예상했던 대로 노동과 환경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우선 노동분야에서 국제노동기구(ILO)의 5대 의무사항인 △결사의 자유 보장 △단체교섭권 보호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고용차별 철폐 등을 국내 법령이나 관행으로 채택·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5대 의무사항과 관련된 8개 협약 가운데 평등대우와 고용, 작업장 차별금지, 최저연령, 아동노동 금지 등 4개 협약을, 반면 미국은 강제노동 폐지와 아동노동금지 2개만 비준한 상태다. 이것만 놓고 보면 우리측에 불리할 게 없다.
환경 분야도 마찬가지다. 양국 모두 미국이 신통상정책에서 제기한 7개 국제협약과 관련해 비준을 마쳤기 때문에 추가협상에서도 큰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노동·환경법 집행에 실패했을 때 기존에 합의한 특별분쟁 해결절차 대신 일반분쟁 해결절차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점.
특별절차의 경우 최대 1500만 달러로 돼있는 법 집행 실패에 따른 과징금을 자국의 제도 개선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 절차에서는 무역보복을 취하거나 제소국이 금전적 보상 형태로 과징금을 가져갈 수 있어 징벌 수준이 훨씬 높아진다.
또한 양국이 이미 합의한 노동·환경 챕터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 협정문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국내 여론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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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2일 사실상 '추가협상'‥'서명'은 절차대로=미국은 이와 관련해 웬디 커틀러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를 오는 21~22일 서울로 파견, 앞서 의회와 합의한 신통상정책의 조문화 내용을 우리측에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대해 "추가협의로 봐야 한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FTA 본서명을 열흘 정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추가협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의 균형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현재 미국측의 제안 내용을 면밀히 분석·검토한 후 관계부처간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대응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추가협상'과 오는 30일로 예정된 FTA 협정문 서명 절차는 별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현재 합의된 협정문의 서명과 추가협의는 별개 문제라는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기존 합의안에 대해서는 30일 협정문 조인식에 참석하기 위한 국내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한 있다.
정부는 현재 한미FTA 협정문에 대한 법제처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1일 차관회의와 26일 국무회의에 심사가 끝난 협정문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