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빠진 콜라, 씁쓸한 뒷맛

[기자수첩]김빠진 콜라, 씁쓸한 뒷맛

박희진 기자
2007.07.08 18:09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전이 LG생활건강의 단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일단락됐다. 최종 조율만 남겨뒀지 합의가 거의 마무리돼 사실상 인수나 다름없다.

국내 코카콜라 유통, 판매를 담당하는 2위 음료업체인 코카콜라보틀링의 타이틀을 생각하면 국내 음료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대형 M&A가 성사된 역사적 순간이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을 바라보는 눈은 씁쓸하기만하다. 뒷맛이 영 개운칠 않다는 지적이다. 코카콜라보틀링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 코카콜라아마틸은 물론 코카콜라 본사가 원칙없는 비밀주의로 신뢰를 무너뜨렸기 때문.

코카콜라아마틸은 지난해 매출 5100억원에 순손실 279억원인 적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3개나 선정해 인수가격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수법을 이용했다. 또 마감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LG생건의 인수의향서를 접수하는 등 입찰 연장 편의를 봐주는 편법을 동원했다. 지난 5월 31일 예정된 금액 입찰도 사전통보나 아무런 해명 없이 마감일자를 열흘 넘게 미루는 등 파행적 태도로 일관했다. 최종 입찰 성사 여부를 가늠짓게 할 코카콜라아마틸의 이사회 결과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게다가 보통 금액입찰 후 선정된 우선협상자는 최종 선정과 다름없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LG생건을 '단독'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히는 등 마지막까지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공동투자안을 수용한 코카콜라 본사도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등 막판까지 고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간 이번 인수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온 LG생활건강의 대응도 문제였다. LG생건이 공시를 통해 밝힌 내용은 항상 한발 늦었다. 지난 4월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을때 이미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있었다. 이번엔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남았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인수가 결정된 것.

콧대높은 외국기업의 몸값불리기, 줄세우기의 '꼼수'와 LG생건의 '모르쇠'로 일관한 무책임이 입찰 참가 업체는 물론, 투자자의 혼란만 부추겼다.

이사회 승인 등 절차상의 문제만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최종 인수가 완료될 9월까지 양사 모두에 '유종의 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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