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분양가 문제, 시행사의 속사정

[기자수첩]분양가 문제, 시행사의 속사정

김정태 기자
2007.07.10 08:33

성남 판교에서 '유턴'해 천안, 청주, 화성 찍고 그리고 용인...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은 지역들이다. 수도권 곳곳에서 분양가 마찰이 빚어지는 이유는 '법과 정서' 사이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성남 판교신도시와 파주 운정지구에서 고분양가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정부는 반시장적이라는 거센 반발에도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밀어붙였다.

법의 적용시점은 9월부터지만 '정서상'으로는 이미 '상한제' 모드에 들어갔다. 민간사업자들은 당연히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지도 않았는데 지자체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고분양가' 비난을 의식해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행사들은 용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자체가 제시한 분양가 수준을 받아들였다.

반면 분양가 문제가 첨예화되고 있는 용인에서는 시행사들이 "기반시설 부담금이 과도하다"며 시에 반기를 들었다. 시행사는 각사가 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부담하는 비용 내역을 본지에 보내왔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당 330만~460만원선이었다. 전체 사업비의 30% 이상이 기부채납 등을 포함한 기반시설 부담비용으로 지출된다는 얘기다.

시행사들은 분양가를 인하하려면 지자체가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가 제시하는 평당 1400만원 이하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기 위해선 기부채납 등 기반시설 부담금의 비중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수혜자 부담 원칙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용인시와 분양가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한 시행사 사장은 "업자가 무조건 폭리를 취한다는 편견 때문에 괴롭다"며 "무작정 분양가가 내려가는 것에 박수를 칠 것이 아니라 민간분양에는 이같은 속사정이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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