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열증시 안정책 하나씩 꺼낸다

정부, 과열증시 안정책 하나씩 꺼낸다

송기용 기자
2007.07.12 10:46

공기업 이어 우량 비상장기업 상장도 유도

정부가 현 증시 상황을 과열 단계로 보고 시장 안정책을 잇따라 꺼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압박이 당장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안정책이 필요할 만큼 단기급등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장외기업 상장도 추진한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증시 수급조절 측면에서 공기업 뿐 아니라 유수 기업들에 대해서도 상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상장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기존 주식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차관보의 발언은 물량공급 확대의 2단계 카드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신용융자 축소 등 '유동성 조이기'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공기업 상장과 정부 보유지분 조기매각 등 '물량공급'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우선 올해 안에 일부 공기업을 상장시키기로 하고 오는 1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상장 공기업을 확정하기로 했다. 지역난방공사와 한전KPS,기은캐피탈 등 3개사가 상장 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남동발전 등 한전의 발전자회사와 주택공사,도로공사 등 대어급이 빠져,이정도 규모의 공기업 상장으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따라 정부가 물량공급 2단계 조치로 우량 장외기업 상장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생명보험사외에 GS칼텍스,SK인천정유,삼성SDS,삼성코닝,호텔롯데,롯데건설,현대카드,로템, 위아,글로비스,엠코 등 굵직한 비상장 기업들을 후보군으로 꼽았다.

◇물량공급에 집착하는 이유는= 조 차관보 발언 처럼 유통물량의 씨가 말라 주가가 단기급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시장 상황은 '수요공급의 원칙'처럼 사려는 사람은 많지만 팔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시장에 신규상장한 법인수는 2005년 12개, 2006년 12개지만 올해는 삼성카드사 1개사에 불과하다. 코스닥시장도 2005년 69개, 2006년 53개였지만 올 상반기 현재 20개사에 그쳤다. 이미 상장할 만한 기업은 상장했고, 우량 비상장사들은 합작사의 반발이나 후계구도 등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상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투자를 자제하고 현금유보율을 높이다 보니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줄었다. 반면 인수합병(M&A)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은 급증해 주식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추가 안정책 잇따를 것= 재경부 관계자는 "공기업과 장외기업 상장 등 정부 조치가 당장 시장을 진정시킬지는 불투명하지만 증시 안정을 위한 공식 시그널(신호)을 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정부의 시장안정에 대한 의지를 읽고 속도조절이 되기 바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후끈 달아오른 증시가 이정도 제약으로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는 이날도 강세를 보이며 1900고지를 상향 돌파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물량공급에 이어 금리인상,통화조절 등 다양한 시장안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80,90년대에도 주가급등기에는 늘상 이같은 조치가 뒤따랐던 전례가 있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외기업의 상장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같은 조치가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시장 안정을 바라는 정부의 시그널이 먹히지 않으면 또다른 안정책을 잇따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부동산 급등기에도 목격했듯이 정부가 급등하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문제는 정부가 이런 절박한 인식을 가질 정도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가파른 주가상승 속도는 정부 조차도 부담스러울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고, 정점에서 추락할때 큰 충격이 올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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