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이 감춰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달해줬다. 그 불을 통해 인류는 문명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러나 카프카스산맥에 쇠사슬로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겪게 된다. 현대 문명은 지금도 석유와 가스라는 불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카스피의 진주' 아제르바이잔=카스피해는 길이 1200km, 너비 300km로 면적이 한반도보다 넓은 세계 최대 호수이다. 세계 3대 진미의 하나인 철갑상어알의 산지로 알려졌던 카스피해가 중동지역에 버금가는 석유와 가스의 매장지로 이제는 '세계 에너지대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에너지전쟁의 최대 격전지 카스피해가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가 묶여있던 카프카스산맥 인근에 있는 것이 우연만은 아닌 듯하다.
카스피해 연안의 아제르바이잔은 프로메테우스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은 불의 나라이다. 천연가스에서 발화한 불꽃을 숭상하는 조르아스터교가 성행했다. 20세기 초에는 세계 석유생산의 50%를 차지했다.
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후 아제르바이잔은 신의 축복인 검은황금 석유를 자신을 위해 개발하고 있다. 카스피해에서 생산된 석유를 수출하는 BTC 송유관(바쿠-트리빌-세이한)이 건설된 후에는 뉴오일로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8.6만㎢의 영토와 850만명의 인구를 가진 카스피해의 에너지·자원 부국 아제르바이잔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1992년 3월 수교 이후에도 양국간의 교류는 활발하지 못했다. 작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아제르바이잔은 고유가와 석유수출 증가로 발생하는 재정수입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의 모델이 되어줄 나라를 찾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확보와 기업의 해외진출을 연계할 수 있는 경제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양국 정상간의 '관계와 협력의 원칙에 관한 공동선언'은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상호 윈-윈(Win-Win)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역사적 필연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방문 이후 교역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1억89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교역액 4700만 달러보다 3배 가량 증가하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
삼성전자, STX, GS건설 등 국내기업의 아제르바이잔 지사가 설립되는 등 기업 차원의 교류도 활성화 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자원 및 물류수송의 중심이 될 아제르바이잔에 카스피해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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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절단 방문 교류증대 계기로=아제르바이잔은 유럽·중동·중앙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카스피스해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시장 유럽, 오일머니가 넘치는 중동, 자원의 보고 중앙아시아 진출의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번의 경제도약으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야하는 우리나라에게 시장·자본·자원의 교차로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과의 경제협력이 더욱 절실하다.
양국간 경제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본인을 단장으로 30여개 기관 60여명이 참가한 경제사절단이 8월 26일부터 8월 29일까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다.
경협 TF 합동회의, 분과별 회의, 기관방문 및 현장시찰, 고위인사 면담을 통해 무역·투자, 자원·에너지, 건설·교통, 정보통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의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새로운 협력과제를 논의할 것이다.
참여정부는 자원외교를 통해 강대국과 다국적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석유·천연가스 등의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금번 사절단 방문을 통해 더욱 많은 에너지·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발전소 및 조선소 건설과 같이 아제르바이잔이 원하는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제협력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는 페르시아어로 '바람의 도시'라는 의미이다. 에너지전쟁의 중심이 된 바람의 도시로 협력의 바람, 변화의 바람,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우리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