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新성장동력 발굴하려면

[기고] 新성장동력 발굴하려면

현창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T정책연구그룹장
2007.09.04 12:24

R&D 토털 로드맵’ 재검토 필요

자동차와 항공기의 주행과 비행, 그리고 선박의 항해에서 보듯이 달리고 날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아감에는 그 기술을 습득한 인간과 나아감에 필요한 제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또한 나아감에 있어서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이 필요하다.

적절하게 내려진 의사결정은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과 비행, 항해를 도와준다. 기술 자체의 성공적 개발은 물론 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사회의 제반 시스템이 성숙되어 있을 때 기술은 비로소 산업으로 승화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아가게 해 주는 기술은 정책담당자나 경영자의 ‘정책적 결정’의 산물이라면 시스템은 물살과 공기의 저항, 바람의 세기와 방향, 수압과 외부 온도 등 제반 환경을 고려하여 설계된다는 점에서 ‘제도’의 산물이라 하겠다. 하나의 기술이 탄생, 시장에 출시되어 산업으로 성숙하기까지에는 이러한 정책결정과 제도 마련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1970년대 말부터 전화 적체 해소를 목표로 추진되었던 ’통신기술‘ 개발은 1990년대 중반부터 ‘IT기술’로, 그리고 현재는 ‘IT융합기술’로 회자되고 있으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과도 같이 약 30여년이라는 기간에 세 번째의 변화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통신기술은 1980년대 초부터의 기술 습득기, 1990년대 후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등 자체 기술력에 의해 기술상용화에 성공한 성장기를 거쳐 현재 IT기술 기반의 융합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IT산업‘이라는 독자적 산업군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 결과 IT산업은 2006년 생산액 88조5000억원, 1992 ~2005년의 연평균 성장률 15.9%, 2006년도 GDP(국내총생산) 기여 비중 약 1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러한 IT산업 성공의 이면에는 기술의 진화방향과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기술을 선택하고 그 기술들이 사회 전반으로 스며들어 시스템화 될 수 있도록 한 ‘정책결정자’와 ‘제도입안자’들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즉, 나아감의 측면에서 ‘IT기술’이라는 기술의 정책적 선택과 시스템화라는 측면에서 ‘정보화 촉진’을 제도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이 부러워 하는 IT선진국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몇몇 보고서들은 선후진국들의 기술개발 행태와 기술수준을 고려한 포지셔닝 트랩(positioning trap)에의 착지, IT산업의 특성 및 내재적 문제점 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IT 산업이 지속적인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기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의문들은 그동안 상호 적절한 보완을 통해 IT산업 발전의 효과를 상승시켜 온 ‘정책적 결정’과 ‘제도적 입안’이라는 두개의 축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정책적 결정’을 통한 기술의 선택은 IT산업의 예에서 보듯이 미래 국가경쟁력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위험요인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국가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국가 R&D 토털 로드맵’에 대한 정책적 결정은 보다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정책적 결정이 일단 이뤄진다면 정책적 결정을 통해 파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 및 분석하고 조속한 ‘제도 입안/정비’를 통해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제도의 미비로 정책적 결정에 따른 기술의 사회적 수용이 지체된다면 그 기술은 네트워크 외부성에 의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기술수명주기가 지속적으로 단축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는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선결돼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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