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왜? "일상탈출,결혼축가,부창부수,세계로"

밴드 왜? "일상탈출,결혼축가,부창부수,세계로"

문병환 기자
2007.10.09 10:10

머니투데이 직장인밴드 樂페스티벌 참가 화제의 밴드

↑다른 밴드의 연주에 박수를 보내는 참가팀들
↑다른 밴드의 연주에 박수를 보내는 참가팀들

지난 6,7일 이틀간 열린 '2007 머니투데이 직장인밴드 樂페스티벌' 예선에 참가한 44개 밴드 가운데는 이색적인 밴드가 적지 않았다. 루틴한 삶에 안주하지 않고 건전한 일탈을 감행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젊은 열정들. 이들 가운데는 아무리 바빠도 음악은 놓지 않겠다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형', 죽는 순간까지 밴드음악 활동을 하는 쿠바의 세계적인 그룹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형' 밴드가 많다.

'결혼축가전문 밴드' 팔색조

연세대 그룹사운드 동아리 '소창사'에서 만난 95, 96, 97학번의 밴드 '팔색조'. 비슷한 시기에 졸업한 이들은 2004년 여름 안덕기 현 밴드 회장이 주축이 되어 밴드를 결성했다. 밴드를 결성하면서 팔색조는 멤버 결혼식 때에 같은 밴드 멤버들이 축가를 연주한다는 룰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팔색조는 2005년 겨울 97학번 멤버가 결혼했을 당시 기존곡과 창작곡 2곡을 연결 편곡한 축가로 결혼식 분위기를 이끌었고 행진곡도 밴드가 연주했다. 올 해 초 96학번 드럼 연주자의 결혼식 때에는 신랑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드럼을 치는 이색적인 세레머니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이런 특이한 풍경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결혼식에 축가 밴드로 와달라는 주문을 더러 받는다고. "요즘은 멤버들끼리 나중에 환갑잔치에 우리가 직접 연주하며 오래토록 즐거운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안덕기 리더는 전했다.

↑'나탈리' 밴드
↑'나탈리' 밴드

'일상대탈출도전 밴드' 나탈리

멤버들이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나탈리'(Nataile)는 이번 경연대회에서 가장 '연주구력'이 짧은 5개월에 불과했지만 팀원들의 열정은 남달랐다. 연습기간에 비해선 좋은 실력에다 특히 신예다운 풋풋한 모습을 보여주어 객석의 환호를 받은 나탈리. 밴드 결성은 지난 5개월전 건국대 인근의 한 술집에서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언가 구심점이 없이는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이들은 밴드를 하자는 결론를 내렸다. 김홍우 리더는 "음악은 평생 취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다들 주저함이 없었고 우리만 아는 곡보다는 누가 들어도 편하고 좋아할만한 곡을 연주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며 "그 다음날 바로 악기를 구입하러 갔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악기라고는 전혀 다뤄 본 적도 없고, 음악이라고는 노래방에서 부르던 것이 전부였던지라 연습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합주에서 오는 흥분과 열정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고 김 씨는 피력했다.

거주지가 서울인 이들은 연습이 부족했음에도 머니투데이 직장인밴드페스티벌 공고를 보고 도전키로 결정,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회사일 때문에 여름에 반납했던 휴가를 내고 합주여행을 떠났다. "나탈리 부산 전지훈련"이었다. 하루종일을 부산의 합주실에서 보내며 연습하는 등 맹연습을 하다보니 기타줄 베이스줄까지 끊어지기도 했다. "언제 우리 친구들이 하나의 목표로 이렇게 열심히 땀흘린 적이 있었던가. 그 무엇에서 이같은 즐거움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 음악의 힘은 이런 것이구나..."를 절감했다고 김씨는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이렇게 얻은 엔돌핀을 자양분으로 직장에서, 또 인생살이에서 매사 최선을 다하고 생동감을 잃지않을 것 같다"고 그는 전했다.

'부창부수 밴드' 하늘소밴드

멤버 4명 모두 42~46세로 이번 출전팀 중 최고령 연령팀인 '하늘소밴드'도 눈길을 끈다. 학창시절 '한 음악' 했던 이들은 지난 해 6월 '즐거운 인생'을 위해 밴드를 결성한 이후 직장 사정상 키보드 연주자가 빠지자, 베이스 담당 이충호 씨의 부인 김순예 씨를 기용하여 사운드를 보완했다. 그전까진 남편 그룹사운드 공연 때 비디오 사진 '찍사'역을 했던 김 씨였다.

원래 피아노를 즐겨 쳤기에 아무 어려움이 없다는 김 씨는 응원차 참석한 경연현장에서 "밴드합주 때는 물론 집에서도 남편과 둘이 연습하는 시간이 적지 않다"며 "음악을 같이 하면서 부부사이도 훨씬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하늘소 리더인 박대용 씨(코파커피랜드 대표) 역시 아내

↑'저스틴' 밴드
↑'저스틴' 밴드

가 드럼을 좀 칠줄 알아 멀지않아 하늘소는 두 커플의 부창부수(夫唱婦隨) 밴드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박 씨는 전했다.

'라이사형 밴드' Y-Music, AERO SPACE

이번 페스티벌에는 너무나 바쁜 가운데서도 자신이 각별히 좋아하는 정기음악 모임만은 놓지 않고 참여해 연주하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처럼 "아무리 바빠도 음악만은 놓지 않겠다"는 집념의 밴드가 적지 않았다.

24시간 근무체제의 YTN 밴드 'Y-MUSIC'. YTN 순수 아마추어 음악동호회 밴드이다. YTN은 언론사로는 이례적으로 수십명으로 이뤄진 음악동호회가 있으며 이들은 통기타 연주, 개그댄스 등 다양한 콘텐츠로 직장 안팎의 다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미모의 기상캐스터 박소현 씨와 남보컬 임세혁 이승환씨 등 멤버들의 화모니 및 익살스런 댄스는 '직장인의 망중한 즐기기'가 필요한 이유를 대변하는 듯 하다.

세계를 누비는 대한항공의 공식 밴드 '에어로스페이스'. IMF 당시 국가도 기업도 어려움을 겪던 당시 사회적 정서로 인해 해체위기까지 갔던 에어로스페이스는 '꿈과 도전, 자유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끝까지 놓지 않고 2000년대 들어 다시 힘차게 일어섰고, 현재는 이전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7년 관록의 직장인밴드 '맏형'이다.

'세계무대의 꿈' 저스틴

이번 출전팀 속에는 다방면으로 특출한 개인멤버들도 적지 않았다. 남성 5인조 '저스틴'의 보컬 양민호 씨. 모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얼짱'에다 '고주가시대 1등 신랑감 증권맨'이 작용하면서 출연 여성들로부터 집중 '찜'을 당하여 화제가 된 주인공이다. 예선에서 기존곡 자작곡 한 곡씩을 부른 양 씨는 음악이 전공이 아님에도 독학으로 자작곡을 10여 곡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음악마니아다. 끼 넘치는 그의 몸동작과 가창력은 이날에도 많은 시선을 끌었다. 저스틴은 "언젠가 세계무대로 진출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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