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준법’만이 미술품 위작 근본 해결책

[기고] ‘준법’만이 미술품 위작 근본 해결책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
2007.11.04 11:56

‘이중섭. 박수근 위작 사건’으로 경매사와 감정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져 유작의 향후 경매나 판매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일 광주경찰청은 고(故) 오승윤 화백의 '풍수시리즈' 위작범들을 적발해 구속 수사를 진행하며 “이들이 다른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위작하려한 혐의를 잡고, 위작을 시중에 유통시켰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씨는 올해 초 자신이 만든 위작을 감정 의뢰하여 한국미술감정협회의 진품 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 씨가 한국미술감정협회가 위작을 감정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고 위작 제작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아 다른 국내 유명화가 작품들도 위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다. 그 외에도 원로화가 박남, 최우상 화백의 위작이 발견되기도 하는 등 위작 문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술감정협회의 감정사 대부분이 화랑주인으로 자신이 판매한 작품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판매한 작품과 다른 류의 작품은 위작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판매한 작품이 위작으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감정서에 감정사를 밝히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점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모든 문제는 이처럼 불투명한 감정과정과 감정능력의 부제가 불러온 것이다. 서울옥션의 감정 하에 경매한 이중섭 화백의 위작의 경우도 위작으로 판명됐다.

더 큰 문제는 위작을 진품으로 감정, 경매에 내놓고 감정가를 발표하는 관행과 경매사들이 누구로부터 작품을 받았으며, 누가 낙찰 받았는지 유통경로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점을 밝히지 않고 위작한 사람만 처벌해서는 위작문제는 계속 나올 것이다. 설사 위작을 만들어도 그 유통 경로가 명확하면 위작문제는 대폭 감소한다. 화랑들이 매출 매입 세금신고를 철저히 하거나 경매사나 화랑들이 작품을 팔 때 화가들의 미술품저작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 없이 화가들에게 확인을 받아서 인터넷에 발표하고 도록을 제작하면 최소한 현존작가들의 위작 문제는 해결된다.

위작 문제가 나오면 ‘레조네(어느 화가의 모든 작품을 수록한 도록)’를 제작하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현실을 무시한 발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금 국내 최대라는 경매사들은 위작을 진품으로 감정을 해서 경매에서 낙찰시키고 또 활동 중인 ‘변시지’ 화백의 위작도 진품감정해서 도록에 실었다. 이런 현실에서 레조네를 제작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감정이 불가능한 작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돈 벌기 위해서 감정이 불가능함에도 가능하다고 한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포털아트의 경우 국내 유명화가 유작은 취급하지 않고 ‘화가+작품’ 사진을 첨부하는 등 활동 중인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투명한 검증 과정을 도입했다. 물론 도입 초기에는 “작품을 들고 사진을 찍는 죄인 취급을 받느니 차라리 공급하지 않겠다”는 화가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혔지만, 위작근절을 위한 취지를 설명하고 노력한 결과 지금은 화랑협회에 등록된 모든 화랑이 판매하는 월간 판매 작품수보다 포털아트 단독 판매수량이 더 많은 상황이 됐다.

결론적으로 위작 방지를 위해서는 화랑들이 매출·매입 등에 대한 세무 투명성 확보와 미술품 저작권법의 준수, 그리고 감정처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급선무다. 아울러 만연된 위법행위부터 철저히 단속하고 위법행위를 하는 곳에서 작품을 구입하지 않는 것이 위작을 근절시키고 미술품에 투자하여 손실을 입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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