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고령화의 도전으로 인해 국내 건강보험체제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30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은 2026년에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교수는 “게다가 80세 이상 초고령 노인의 인구도 급격히 늘어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노인 의료비의 지출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노인의료비의 증가속도는 전체 의료비 증가의 4배에 달한다”며 “앞으로 3%대의 저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후적인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예방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전체 의료비 중 공중보건과 의료사업 지출의 비율은 1.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2.9%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보건의료체계를 예방중심으로 전환해 의료비 지출 증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강보장보험이 짧은 기간에 정착된 것은 의료계의 희생을 바탕으로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체 의료의 질은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
문옥련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강보험제도가 시작할 당시 국민의 의료비 부담능력이 열악했다”며 “어쩔 수 없이 저보험수가 제도를 선택했고 이는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하는 저정부부담과 저급여 정책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저수가 조치에 따라 의사들이 의료기관의 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에 외래 환자들을 약 100명 수준으로 진료해야 사태를 초래했다”며 “환자 1인당 진료 시간이 줄어 의료의 질이 하향평준화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의 저수가 정책과 요양기관 강제적용으로 인한 의료계와 정부간의 상호 불신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 건강보험의 내실을 기하거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결국 보험제도의 개혁이라는 수단을 통해 의료제도의 개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