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비자 반격 시작됐다"
환자가 직접 나서서 의료서비스를 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소비자인 네티즌의 의료평가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다.
한쪽은 정부나 민간단체, 언론사 등의 의료서비스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직접 의료서비스를 받는 환자들도 직접 평가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쪽은 고도의 지식수준이 요구되는 의료서비스의 특성상 일반인들의 평가는 오히려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논란은 포털사이트 '다음' 블로거뉴스에 올라온 병원비교사이트에 대한 우려의 글에서 시작됐다. 컴퓨터업계의 무분별한 가격경쟁이 품질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의료비교평가 전문사이트 '메디스팟(www.medispot.co.kr)'에 대해 거론했다.병원비교관련 블로그
이후 논란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우선 의료기관도 경쟁원리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이 거세다. 아이디 '품질저하라...'를 쓰는 네티즌은 "가격비교를 통해 서비스의 질이 나쁜 곳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고,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 서비스 질이 높은 곳은 더 많은 환자를 얻게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논리 아니냐"며 "더 많은 정보가 손쉽게 제공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디 'RE:푸헐'인 네티즌은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퇴출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은 최소한의 질적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장가격이 도출되는 것"이라며 "그때 소비자들은 최저가격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가격경쟁이 일어나도 원가 이하로는 물건을 안파는 것처럼, 병원들의 서비스를 비교평가해 경쟁을 붙이는 것이 의료서비스의 질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이디가 '쟤시켜 알바'는 "몇년전 약국에서 일하며 아이 감기약에 소화제를 3개씩 처방하던 병원들을 본 적 있다"며 "이같은 서비스는 보다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디가 '00'인 네티즌은 "병원의 지식독점과 권력남용은 지나친 수준"이라며 "정부나 협회같은 기득권층이 아닌 제3자가 의료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두달간 진행한 의료기관 평가의 경우 평가받은 병원 직원들이 이번 평가에 동원된 각종 편법을 공개한 바 있다. 평가자체가 당일 '반짝 쇼'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당사자들의 입에서 흘러나올 정도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시각이 상당히 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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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의 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과열경쟁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푸헐'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150만원짜리 수술환자를 하루에 2명씩 보던 의사가 가격비교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100만원으로 수술비를 낮추고 3명씩, 아니 그 이상의 환자를 본다면 수술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의사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피곤함이나 조급함, 집중력저하 등은 질적 저하를 이끌어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병의원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표준화되어있지 않은 만큼 가격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네티즌 '이선원'씨는 "자신의 몸을 맡길 병의원을 찾는데 가격만으로 결정할 사람이 얼마나될지 의문"이라며 "사람들이 동네병원에서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진료를 위해 기다림과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대학병원을 찾아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소비자의 최우선비교대상은 의사의 실력이고, 그 다음이 병원의 시설이나 친절, 가격은 제일 마지막"이라며 "자신의 병에 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손쉽게 찾을수 있도록 다녀온 사람들이 경험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디스팟은 의료소비자인 네티즌들의 참여를 통해 병의원의 의료서비스를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한 사이트다. 환자들이 직접 경험했던 병의원 및 의사들에 대한 평가를 올리는 방식이다. 그동안 의료서비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경험담이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란을 통해 간헐적으로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볼 때 진보된 개념이다.
의사들의 지식독점현상을 통제하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메디스팟 측은 "최근 하루 방문자수가 3만3000명에 이른다"며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올려주는 병원추천 글도 얼마전까지는 하루에 10개를 넘지 못했으나 하루 30개를 넘어서는 등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