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中企 "새정부에 바란다"

[CEO칼럼]中企 "새정부에 바란다"

박경수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회장 기자
2007.12.28 10:09

얼마 전 한 경제단체가 우리나라 국민의 기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중 7명 정도는 우리나라의 기업경영 환경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많은 규제'를 지적했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 입장에서 그리 놀랄만한 소식은 아니다. 우리 기업이 처한 현실과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사에는 '자녀들에게 어떤 형태의 직장을 권유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그에 대한 답변은 ①공무원, 교사 등 정부공공분야(41.2%), ②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34.3%), ③창업·자영업(12%), ④대기업(7.9%) 그리고 ⑤ 중소기업(4.4%)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 아이가 안정된 직장에 다니거나 고소득의 전문직에 종사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창업까지 포함한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니 매우 걱정스럽다. 기업에 대한 외면은 결국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꼴찌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악전고투하면서도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유력후보들 중에 중소기업 육성을 경제 분야의 공약으로 내걸지 않은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여러 대통령후보들이 중소기업 육성의 문제를 역설한 것은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얼마나 큰 가를 잘 보여 준다.

우리나라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다. 기업체 종사자의 88.1%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 총수출의 약 3분의 1은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코스닥상장기업의 약 80%도 중소기업이다.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중소기업, 세계 일류의 강소기업(强小企業), 끊임없는 도전의식으로 무장한 벤처기업이 없다면 만족할만한 경제성장도 충분한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할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내년부터 새로운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이끌게 된다. 10년만의 정권 교체인 만큼 많은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한 중소기업 CEO로서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우선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 일본은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제조업 규제를 약 67%, 비제조업 규제를 약 77% 정도 줄였다고 한다. 그 결과는 해외로 나갔던 일본 기업들의 유턴(U-turn)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기업가정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연구개발(R&D)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중소기업이 R&D에 투자하고 그 결실로 특허를 취득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해외특허까지 취득하려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 중소기업의 해외특허 취득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래된 업력에 기반한 가업승계기업은 독특한 경영노하우와 높은 책임감 등으로 고용기여도가 크고 일반기업보다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으로 볼 것이 아니라 '책임의 대물림'으로 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 기업의 유지·발전은 물론 고용유지와 투자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입법예고되어 있는 관련 세제 개편안이 입법화되고 기업계가 바라는 추가적인 개선안이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수 천 개의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대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의 대기업도 처음에는 작은 회사에서 출발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해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튼튼하게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도 끝나고 해도 바뀌는 만큼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만들기에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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