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기획]서울지법 경매 르포
8일 오전 9시 50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6계에서는 모두 60건의 경매물건이 나왔다. 이날 현장에는 약 300여명의 입찰자 등 관계자가 모여 경매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좌석이 꽉 차고 뒤에 100여명 정도가 서 있었지만 이날 경매장은 비교적 한산했다는 것이 현장에 동행한 고정융 굿옥션 팀장의 설명이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경매 현장을 찾는다는 70대 한 노부부는 “봐둔 물건이 있어 낙찰을 받으러 왔다”며 “인근 시세보다 20% 가량 저렴해 입찰하려고 하는데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 수익을 얼마나 올릴지 확신이 안선다”며 혼란스러워 했다.
젊은 층의 부동산 경매 열풍이라는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경매장에는 젊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다수가 50~60대를 차지하고 간혹 30대 참여자가 눈에 띄일 뿐이다.
10시가 되자 법원 집행관이 기일 입찰(당일 입찰하고 낙찰까지 진행하는 제도) 시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고정융 굿옥션 팀장은 “물건에 대한 권리관계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입찰 전에 반드시 변동사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법원에 1주일간 비치된 물건명세서도 법정 앞쪽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놓여 있지만 큰 변동이 없는 이상 모두 숙지하고 와야 한다. 이상 물건에 대한 특별한 변동이 없으면 기일 입찰표를 작성한다.

입찰시에는 통상 최저입찰가격의 10%를 보증금으로 함께 납입해야 하는데 낙찰 포기 시 이 보증금은 상환 받지 못한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한 순간에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입찰표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 입찰자는 “경매 초보자가 입찰표 작성하는 법을 잘 몰라 옆 사람의 입찰표를 봤다가 욕설을 듣고 혼쭐이나 경매를 포기한 채 줄행랑을 친 적이 있다”며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거나 경험자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입찰표 작성이 끝나면 서류를 동봉해 접수를 하면 된다. 한시간 후 투함(접수)시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현장에서 입찰자가 있는 물건의 고유번호를 차례로 알려준다. 번호가 불리지 않은 물건은 유찰된 것으로 통상 1개월 뒤 20% 낮아진 최저입찰가로 다시 경매에 부쳐지게 되는데 이날에는 60건 가운데 20건만 낙찰됐고 나머지 40건은 유찰됐다.
가장 많은 입찰자가 참여한 물건은 17명이 입찰한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내 144.74㎡(41평) 아파트로 감정가 6억6000만원에 5억412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두 차례 유찰을 거쳤으나 3차에서 입찰자가 몰리면서 2차 최저입찰금액인 5억2800만원을 넘어선 낙찰가격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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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은 한 입찰자는 “요즘 중·소형 물량 가운데는 감정가보다 높은 낙찰가를 기록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면서 “소형·다세대 주택의 경우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있어 좋은 가격에 물건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물건이 하나하나 주인을 찾으면서 법원 출구는 북새통을 이룬다. 막 낙찰받은 사람을 중심으로 수 십 명의 사람이 몰리며 대출관련 상담전화가 적힌 명함 건네기에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경매 시장에 들어온 지 5년째라는 조경현(35) 씨는 “동호회 가입을 통해 처음 경매 법정에 첫 발을 들여 놓은 후 첫 물건에서 시세차익으로 1500만원의 이윤을 남긴 이후 경매의 매력에 빠졌다”며 “감정평가를 믿지 말고 현장답사를 통한 시세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경매투자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