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유일한 기자
2008.01.27 12:15

[SG빅히트]

역대 최대의 금융 사고를 낸 소시에떼 제네럴(SG)의 제롬 커비엘이 경찰에 연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가 상상할 수 없었던 사기를 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한때 구글 검색어 상위 2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악덕(rogue) 트레이더 지존을 지킨 닉 리슨(베어링은행 파산의 주범)은 이제 그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커비엘의 유럽 주요지수 선물 매매 포지션은 한때 500억 유로에 달했다. SG 시가총액보다 훨씬 많은 규모였다. 자신의 매매와 회사측의 사고 정리 과정에서 모두 발생한 손실은 49억 유로(72억달러)달러였다.

연봉 10만달러 정도를 받는 31세의 트레이더 혼자서 이같은 사고를 낸 것이다. 커비엘은 왜 그랬을까.

FT와 WSJ 등 주요 외신들의 보도를 보면 이번 사고로 커비엘은 미국인들에게는 '70억달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랑스 국민들과 당국자들은 '천재 사기꾼'으로 매도하고 있다. 어떤 평가를 하던 그가 선물 투자나 전산시스템을 다루는데 있어 대단한 능력을 지난 전문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고를 낸 직접적인 동기는 여전히 미궁이다.

회사의 한 간부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사실은 커비엘이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그는 이번 일로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말했다.

140년 역사의 SG는 커비엘에 대해 매우 신정한 코멘트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2년전 커비엘이 막 트레이딩 데스크로 이동했을 때 가족에게 슬픈 일이 있었는데 여기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커비엘은 또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목요일 영국 금융가의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돈 커비엘의 이력에는 그가 영어를 잘하고 아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2000년 입사했는데 연봉은 최고일때 10만 유로(7만5000파운드)였다. 잘 나가는 은행맨이 아니었던 것이다.

네트워킹 회사인 페이스북에 가입했는데 11명의 친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 이후 친구들은 금새 사라져 버렸다.

역사상 최대의 사기친 배경을 묻자 한 관계자는 "트레이더 당신이 한번 거대한 푹풍이 휘말리면 중단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시시각각 변이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였다"며 "자유자재로 회사의 통제를 피하며 매매를 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찬 노이어 프랑스 은행 총재는 "그는 회사 내부 통제 시스템을 입사 초기부터 접한 경력을 가진 데다 분명히 컴퓨터 천재였다"며 "이런 트레이더라면 이번 사고를 충분히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커비엘이 야간 근무를 즐기면서 회사 시스템을 시시각각 '해킹'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게 제기되고 있다.

트레이더로서 만족스럽지 못한 보수를 받은 커비엘이 성과급을 노리고 대규모 매매에 나섰다고 관측도 있다. 회사 통제 시스템과 컴퓨터 해킹기술을 겸비한 그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최고급 트레이더에 오르기 위해 불법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취한 포지션과 손실 규모를 감안할 때 단순히 성과급을 위해 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부에서는 커비엘이 가족과 회사 안팎의 이유로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기가 하는 매매의 심각성을 모르고 마치 게임을 하듯 사기행각을 벌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내부 직원과 공모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의혹도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해서는 드러난 게 없다.

커비엘이 속한 팀은 1년에 2000만 유로 정도를 버는 그저그런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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