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구매욕 자극...'대중명품'

상위 10% 구매욕 자극...'대중명품'

지영호 기자
2008.02.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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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프리미엄 마케팅

프리미엄 상품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대중 명품’이라 불리는 중ㆍ고가 물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나선 것이다. 프리미엄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20~30% 비싸지만 디자인ㆍ기능ㆍ품질에서 뛰어나고 차별화 된 물건으로 고급화를 지향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최상위 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귀족 상품과 구별된다.

회사원 김은경(28) 씨는 지난주 부서회식 후 고가의 휴대전화를 분실했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같은 모델의 휴대전화를 다시 할부로 구입했다. 분실한 제품의 할부금을 반도 갚지 못했지만 김씨는 50만원이 넘는 동일 제품 구매를 망설이지 않았다. 손에 익어서 이기도 했지만 명품 디자인과 터치스크린 방식이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 됐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 명품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로 히트를 친 상품이다. 평소 알뜰하기로 명성이 자자한 김씨지만 휴대폰만큼은 꼭 이 제품을 써야 한다며 할부로 대금을 처리한 상태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상품은 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을까?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명품이 갖는 대표적인 성격인 희소성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나만이 갖을 수 있는 개성있는 상품이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기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세분화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프리미엄 상품이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저가만 찾는 소비패턴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소비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시장을 평가했다.

상위 1%만을 위한 고가 상품이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로 업그레이드 되고 중가 제품은 상위 10%의 소비자를 위한 ‘대중 명품’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LG전자 효자상품은 ‘프리미엄’

LG전자(236,000원 ▼7,500 -3.08%)는 지난해 프리미엄 상품의 호조세에 힘입어 매출 40조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1월24일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0조9137억원, 영업이익 3809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조8479억원과 1조2337억원의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1%와 46%가 각각 증가한 수치다.

특히 프라다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이 회사의 지난해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했다. 2006년 영업이익률 0.8%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내세운 휴대폰의 매출신장을 통해 높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며 “샤인폰, 초콜릿폰에 이은 디자인과 기능이 강화된 모델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속적인 프리미엄 상품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 아르마니폰을 전격 출시하고 유럽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프라다폰과 비슷한 전면 터치스크린 방식과 함께 두께 1cm의 슬림 디자인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덴마크 음향 전문기업인 뱅앤올룹슨과 손잡고 세레나타 뮤직폰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두 휴대폰의 경우 상반기까지 해외시장에 주력한 뒤 내수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선두권 가전업체인 두 회사의 프리미엄 마케팅은 비단 휴대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LCD TV는 그야말로 프리미엄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한 120㎐ 풀HD급 LCD TV는 할인점 같은 저가 유통단계에서 판매되지 않았음에도 높은 판매를 기록 중에 있다.

두 회사가 프리미엄 전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도 괜찮은 성과를 얻은 데에는 프리미엄 상품이 큰 역할을 했다.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한 것도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버릴 수 없는 다른 이유다. 많은 자본을 들여 지속적인 광고를 했음에도 매출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상품 하나로 수 십 배의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자동차시장의 프리미엄 마케팅도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인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는 동급 수입차의 절반 가격인 4000만~500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안정감과 유럽 명차를 뛰어넘는 주행성능을 보이면서 업계의 핫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제네시스에 대해 “내가 타본 차 중에 최고”라며 “성능·디자인·서비스·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05년 신형 산타페 출시 이후 처음으로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재계 서열 2위의 정 회장이 ‘최고의 승차감’을 강조한 대목에서 ‘명품의 대중화’를 전략적으로 꾀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기아자동차도 프리미엄급 정통스포츠유틸리티 SUV 차량인 ‘모하비’로 놀랄만한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모하비는 18일의 영업일수 동안 2300대 정도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루평균 128대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엄 표방 종목 '현혹 주의보'

식음료업계에서의 프리미엄 마케팅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델몬트 프리미엄으로 명성을 떨쳤던 롯데칠성과 1등급 우유를 표방하고 나선 매일유업, 최근 프리미엄 마케팅을 공언한 LG생활건강 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이 외에도 외식사업이나 주류업계를 비롯해 금융, 카드, 의류, 레저, 여행, 의료, 항공, 아파트 등 프리미엄을 표방하지 않은 종목이 없을 정도다. 다만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상품이 모두 ‘프리미엄급 상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종목을 살펴보면 실상 그에 준하는 가치는 모자라는 경우가 있다”며 “상품이 갖는 특징을 미리 파악하고 원하는 부분이 충족된다고 판단됐을 때 구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프리미엄 마케팅의 특징

1. 수용 가능한 고가 물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타킷으로 설정해야 한다.

고가의 브랜드로 승부하는 만큼 확실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소비 대상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통상 자동차ㆍ가전제품ㆍ의류ㆍ양주 등 고가 제품이 이곳에 속하지만 값싼 제품에서도 독특한 차별성을 갖고 공략할 수 있다.

2.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는 차별성과 함께 합당한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할 때 일반 제품과는 다른 우수한 ‘무엇’을 기대한다. 남들이 갖지 앉는 특별함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는 그만큼 하락한다

.

3.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라.

소비자 간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의 최대 주안점이다. 고객의 반응을 재빨리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갖을 수 있도록 서비스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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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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