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새 정부 출범 전 유류세 10%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후 유류세 인하' 방침으로 한발 물러섰다.
'정부 출범 전 통신비 인하'를 공언했다가 뒤늦게 '출범 후 추진'으로 입장을 뒤집은 데 이어 인수위가 또 한가지 과욕을 부렸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은 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유류세 10% 인하 계획과 관련해 "인수위 차원에서 조기 검토해 서민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였지만, 기존 법령 등 인하 방식의 문제가 있어 새 정부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부대변인은 "그동안 전문가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 것 등을 충분히 수렴해서 인수위가 그린 밑그림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당초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을 개정, 휘발유에 대한 교통세 탄력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시행령 개정을 위해서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에 대해 현 청와대와 정부는 "실제 유류비 부담 경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에 반대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시행령 개정권을 가진 현 정부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인수위로서는 유류세 인하를 추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 청와대가 줄곧 '유류세 인하 반대' 방침을 밝혀왔고, 따라서 '새 정부 출범 전 유류세 인하'는 애초부터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위는 '정부 출범 전 유류세 인하 추진'이라는 허언을 해왔던 셈이다.
지난 3일에도 인수위는 통신비 인하 방안과 관련, "장기적으로 소비자 피부에 와 닿도록 하는 것을 마련해 새 정부에 넘기도록 하겠다"며 추진 일정을 정부 출범 뒤로 미뤘다. 당초 인수위는 1월말까지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키로 했다.
이와 관련, 강 부대변인은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인수위 특성상 국민여론을 수렴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겸허히 수용하고, 정교하게 최종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