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전에서 되살아난 월가

죽음 직전에서 되살아난 월가

김경환 기자
2008.03.19 08:59

시장 안도랠리,'금융 아마게돈' 최악 피했다

"월가가 죽음 직전에서 되살아났다"(Wall street has recovered its near-death experience)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의 420포인트 급등을 보며 내린 평가다.

FT는 그러나 "월가는 여전히 건강이 나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직 뉴욕증시의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우선 투자자들이 '도미노 위기'에서 한발 빠져나와 안도하게 됐다. '도미노 위기'란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금융기관들의 연쇄 부도 사태가 이어지는 한마디로 총체적인 금융 위기를 뜻한다.

시장에서는 리먼브러더스를 베어스턴스를 이을 다음 타자로 지목하며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리먼브러더스가 만약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베어스턴스의 백기사로 등장한 JP모간체이스처럼 뒤를 받쳐줄 금융기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금융 아마게돈'에 빠질만한 위기 상황이었다.

일단 베어스턴스는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최악의 국면을 뚫고 극적으로 회생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주가는 이날 46.4% 급등했고,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딧디폴트스왑도 전날보다 140bp 떨어진 290bp를 기록, 2주래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움직였다. 연준은 이날 신용위기 및 경기침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p 내렸다.

미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음을 기정사실화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졌다. 고용은 감소하기 시작했고,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은 전년동기대비 4%대를 넘어섰으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실물 경제 회복 효과도 있지만,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한 심리 효과가 더 크다. 연준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위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은 리먼브러더스와 골드만삭스의 기대 이상의 실적과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

다우지수가 3.51%(420.41포인트), S&P500과 나스닥지수가 각각 4.24%, 4.19%씩 급등했다. 뉴욕 증시는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가 나오기 이전으로 다시 회복한 셈이다.

선물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여력은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이며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에너지와 상품 가격 등을 반영, 물가 전망 지표들이 상승했다"며 경기부양과 물가안정이라는 두가지 목표 사이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현 저금리에 대해 불안감도 함께 토로했다.

연준은 또 신용경색과 주택시장 위축은 향후 몇분기동안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점도 경고했다.

현 경제 상황은 금융 아마게돈은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 체질이 크게 약화된 것은 분명하다.

월가의 이날 랠리는 미국 경제 및 신용위기가 이제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반영하고 있다. 주식이 과매도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금리 인하가 증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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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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