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보 손실 일부배상 판결 '후폭풍' 예고

루보 손실 일부배상 판결 '후폭풍' 예고

원종태 기자
2008.04.29 10:19

후속소송예상… 증권업계 "불가항력이었다" 우려

다단계 주가조작으로 얼룩진루보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법원이 해당 증권사 과실을 인정해 손실 일부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해당 증권사가 충분히 주가조작 가능성을 인지하고 증거금율 인상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한' 투자를 차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과실을 지적했다.

◇루보투자 손해배상 판결, 거센 후폭풍 예고〓서울남부지법의 이번 판결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루보에 지난해 4월 투자 막차를 탔던 사람들이 주식매매 위탁계좌 증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크게 늘어날 조짐이다. 루보는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직전인 지난해 4월16일 이전까지만해도 하루평균 400억원대의 거래대금을 보였다. 주식 미수거래로 큰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도 4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음법률사무소 김설이 변호사는 "루보에 미수거래로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미수금을 갚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해당 증권사가 채무 변제를 요구하는 소송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루보 관련 미수금 채무를 증권사에 이미 갚은 투자자들도 해당 증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후속소송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실형이 확정된 루보 주가조작 세력들에게 직접적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잇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판결이 루보 뿐 아니라 또다른 주가조작 종목인 UC아이콜스 등의 관련소송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어쩔 수 없었다" 우려 목소리〓증권업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판결과 연관된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등은 물론 루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로 미결제금 상환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교보,메리츠, 대신, 하나대투, 한양, 푸르덴셜 증권 등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거금율 인상은 증권사의 자율 결정이지만 증권사가 이를 고의로 지연했을 개연성은 전혀 없다"며 "만약 루보의 검찰수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면 주가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고스란히 증권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데 증거금율 인상을 않고 손을 놓고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루보는 철저하게 `5일 상승-1일 조정'으로 증권거래소의 주가조작 감시망조차 빠져나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가 증거금율을 제때 인상하지 않았다고 과실을 묻는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특히 서울남부지법의 이번 판결로 루보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선다면 증권사들은 큰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판결의 당사자인 해당 증권사들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상소할 방침이어서 앞으로 루보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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