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미래, 두성호서 엿보다

자원개발 미래, 두성호서 엿보다

이학렬 기자
2008.05.05 15:37

[르포]국내 유일한 시추선 '두성호' 탐방

↑부산항 남쪽에 정박해 있는 국내 유일의 시추선, 두성호.
↑부산항 남쪽에 정박해 있는 국내 유일의 시추선, 두성호.

"우리나라 유일의 시추선에 오르기 쉽지 않네."

부산항 남쪽 10km 지점에 우리나라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가 정박해 있다. 러시아 서캄차카 조업을 위해 방한작업과 환경설비 보강 공사 중이다. 주로 해외에서 시추 작업을 하는 두성호에 오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두성호에 오르는 때를 맞추기도 어렵지만 실제 두성호에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3일 토요일 오전 부산 제3부두를 찾았다. 보급선을 타고 1시간 가량 남쪽으로 향했다. 눈앞에 두성호가 보였지만 올라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두성호에 있는 크레인이 바구니 같은 것이 내려보냈다. 시추선 승선 기구인 '바스켓'이다.

↑두성호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바스켓을 타야 한다.
↑두성호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바스켓을 타야 한다.

바스켓에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인원은 4명 이내로 제한된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균형을 위해서는 또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바스켓에 타려는 사람은 일단 한 발만 바스켓에 올려놓은 후 바스켓이 공중으로 뜨기 시작하면 나머지 발을 바스켓에 올려 놓아야 한다.

크레인이 바스켓을 두성호까지 끌어올릴 때까지 안전장치는 바스켓에 디디고 있는 두 발과 그물망을 꼭 잡은 두 손 뿐이다. 안전망은 없으나 조심만 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한국석유공사의 설명이다.

두성호에서 우릴 반긴 사람들은 베트남과 필리핀 사람들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엔지니어도 있었다. 이재택 석유공사 시추사무소장은 "20개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한 적도 있다"며 "시추선은 '인종 전시장'이라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화합은 잘 되는지 물었다. 부범석 석유공사 개발운영본부장은 "일이 너무 많아 싸울 시간조차 없다"며 "시추선에 있는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할 수 있는 일은 샤워 후 잠자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일은 하는지는 시추 드릴의 하강 속도를 조절하는 컨트롤실(드릴 컨솔)의 뭉툭한 브레이크 쇠손잡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의 손에 닳을 대로 닳아 있었다. 이 소장은 "예전에 칼로 손잡이에 흠집을 낸 적이 있는데 얼마 안되니 흔적이 사라지더라"고 했다.

시추선은 작업이 시작되면 24시간 가동된다. 드릴 컨솔은 한 순간도 비워둘 수 없다. 외부에서 드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비가 온다고 우비를 입을 시간은 없다.

숨 쉴 틈 없이 일하는 것은 시추선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두성호는 러시아 서캄차카 시추 활동 용선료로 하루에 4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4~10월 계약기간 두성호가 벌어들일 돈은 8000만달러에 달한다. 부 본부장은 "두성호에서는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개발 기술의 근간은 바로 시추선, 두성호"라고 강조했다. 두성호는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어렵게 오른 우리나라 자원개발의 근간에서 우리나라 자원개발의 미래를 보기란 어렵지 않았다.

한편 두성호는 오는 6월부터 러시아 서캄차카에서 2공의 탐사시추 작업을 한다. 조업 광구에 한국은 석유공사 20%를 비롯해 40%의 지분을 참여하고 있다. 서캄차카에는 약 3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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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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